<오후여담>퀴어축제

[문화일보 2005-06-03 13:23]  

서울 종로와 신촌 등지에서는 요즘 ‘퀴어문화축제’가 한창이다 . 동성애자 등 성(性)소수자들을 위한 행사이기 때문에 일반인의 관심사에서는 다소 벗어나 있다. 따라서 언론의 조명 또한 미약 하다. 하지만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의 비뚤어진 시선을 바로잡고 , 그들의 인권을 그들 스스로 지키자는 등의 취지 아래 나름대??활기를 띠고 있다.
‘이상한, 괴상한, 수상한’이라는 형용사로 주로 활용되는 퀴어 (queer)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동성애자를 경멸적으로 지칭하는 속어로도 소개돼 있다. 그러나 이 사전 풀이는 1980년대 이전까 지의 쓰임새만 반영한 것이다. 그 이후 인권운동가들에 의해 긍 정적 의미가 뚜렷해진 어감 변화는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퀴어는 이제 동성애자를 비하하는 속어로만 사용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인권운동가들의 설명이다. 호모(homo)나 게이(gay)가 남녀 동성애자를 뜻하는 반면 요즘 보편화한 퀴어의 개념은 이성애 제도나 관습에서 소외된 성적 지향성을 가진 소수자들을 의미한 다. 즉 동성애자(homosexual), 양성애자(bisexual), 성전환자(tr anssexual 또는 transgender) 등을 포괄하는 단어로 정착되고 있 는 것이다.

퀴어에 해당하는 우리말 은어가 ‘이반’이다. 이 단어는 국내 동성애자들이 자신들을 일반(一般) 사람들과는 다른 이반(異般)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도입했다는 것이 통설이다. 이반 역시 퀴어 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소수이긴 하지만 비정상은 아니다’는 긍적적이고도 적극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따라서 성소수자의 인 권운동을 이반운동, 일부 대학 동성애자 동아리의 축제 프로그램 을 이반문화제 등으로 명명하기도 한다. 각설하고….

올해로 6회째인 퀴어문화축제는 지난달 27일 개막돼 오는 10일까 지 다채로운 공연, 전시회, 토크쇼, 영화제 등으로 진행된다. 슬 로건은 ‘힘내라’는 격려의 영어 표현 ‘cheer up’을 패러디한 ‘queer up’이다. 축제의 절정은 5일 오후 종로4가 종묘공원을 중심으로 펼쳐질 퍼레이드다. 이반들이 공개된 장소에 떳떳이 나섬으로써 성적 다양성에 대한 고민을 일반인들과 공유할 수 있 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취지라고 한다. 편견과 획일성이 사라지고 다양성이 존재하는 사회, 그래서 이반이 일반이 되는 사회가 그 들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그런 사회를 위해 Queer up [[박광주 /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