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title_Free
오늘 아침 10시 50분에 노무현 정권이 이라크 추가 파병을 결정하자 이에 격분한 반이모(반전을 위한 이쁜이들의 모임) 회원들은 제 성질을 못 이겨 제각기 미친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분을 참지 못해 이쁜이 씨는 청계천 시장에서 구입한 2천원짜리 연분홍 머플러로 목을 조르기 시작했고, 꽃사슴 씨는 술을 너무 많이 마신 나머지 왼쪽에 뻐드렁니 하나가 또 날 정도였다.

그러자 이를 우려한 전 씨가 이쁜이 씨와 꽃사슴 씨의 자해는 커밍아웃 4호 인터뷰이인 정절녀줌씨의 소개팅 사건을 질투하는 것에서 비롯된 거 아니냐며 자다가 봉창 뜯어지는 소리를 하자, 이쁜이 씨는 더욱 억세게 머플러를 죄였고 꽃사슴 씨는 또다시 술병을 들었다.

본 알자지라 기자가 술병과 열정적으로 연애를 벌이고 있는 꽃사슴 씨 집을 급히 방문, 정부 당국의 파병 결정에 관해 인터뷰를 했다. 꽃사슴 씨는 병이 넘어져 방바닥에 술이 흐르자 바닥에 입을 대고 주르르 빨아먹은 다음, 노무현 씨는 '탄핵' 대상감이라며 분을 삼키지 못했다.

최도술 비리 사건을 재신임 정국으로 슬쩍 물타기하려던 노무현 정권이 연말까지 신중하게 생각해서 결정하겠다던 파병 문제마저 재신임 선언 이후 곧바로 서둘러 발표한 것은 대단히 속보이는 유치한 속임수이며, 이참에 최병렬 아자씨는 한 번도 지켜보지 못한 말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추가 파병을 결정한 노무현 씨를 탄핵해야 한다는 거였다.

본디 대통령 재신임이나 국민투표는 파병 문제와 같은 국가 안보 상황에 관련한 일들에 상정하는 것이지, 10%대로 추락한 지지율과 측근 비리 사건으로 얼룩진 정부의 도덕성을 담보물 삼아 국민들을 협박하고 땡깡을 놓고 강짜를 부리기 위해 동원하는 무기가 아니라는 것이 반이모의 주장이었다.

반이모 성원들이 분노를 미처 다 소화하지 못해 정신 이상이라는 소화불량에 이르자, 사태의 본질을 정절녀줌씨 소개팅에 대한 질투로 소급하여 해석했다가 이쁜이 씨에게 "너도 같이 죽자"며 머플러로 목이 죄이는 수모를 당한 반이모 회원 전 씨는 급히 성호 천 번을 그으며 회개하고 반성하여 제 정신을 가다듬은 후, 즉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열지 않으면 머플러로 이쁜이 씨가 생명을 잃을 정도였다.

"10월 18일 오전 10시 50분에 이라크 추가 파병을 공식화한 노무현 씨를 억새밭 게이 야유회에 초대한다!"

게이들과 억새밭 야유회에 가서 마음을 다스린 후 파병 결정을 철회하라는 뜻이었다. 또 전 씨는, "만약 이번 게이 야유회 초대에 응하지 않으면 명성산 억새밭을 모두 불질러버리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받아 적고 있던 모 지역신문인 '평촌이 좋아'의 기자 '만리동 대물氏'는 내내 기자회견 중 졸다가 '반이모, 노무현 씨와 명성산에서 쥐불놀이'라고 엉뚱하게 헤드라인을 뽑아냈다.

과연 노무현 씨가 명성산 게이 야유회에 참가할지 안 할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반이모 회원들은 추가 파병 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뜻으로 모두 핑크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이번 주 일요일에 있을 게이 야유회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알자지라 기자 fuckyou@fuckyou.co.kr

Copyleft ⓒ 알자지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확실히 요함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수
224 내 친구의 송년 파티는 어디서 하는가? +1 관리자 2004-12-17 3198
223 오늘도 어김없이.. +1 내의녀 시연 2003-11-15 3206
222 카프카, 절규와 속삭임, Gay 모던보이 2005-03-28 3212
221 커밍아웃 인터뷰5 : 전재우, 셀 위 댄스 +2 꽃사슴 2003-10-08 3221
220 인생은 쌍방과실 +6 기즈베 2010-07-31 3223
219 사람을 찾습니다. +2 지보이스 2009-07-07 3226
218 공부 잘하시는 트랜스젠더분들은 서울대학교보다 ... [1987년]최원석 2014-04-03 3228
217 힐 방북 이후의 정세전망과 대응방향 진보돌이 2007-07-02 3230
216 [퀴어방송] 6화 업로드되었어용 리타 2013-04-10 3230
215 2005년 3월 정기모임 안내. +1 차돌바우 2005-03-22 3237
214 차별금지법제정지지 릴레이 인터뷰 배우 김여진 +4 기즈베 2011-03-09 3242
213 우리 스머프 놀이해요. +8 꽃사슴 2003-10-28 3247
212 게이가 알아야 할 다섯 가지 몸 이야기 +3 관리자 2005-04-22 3253
211 근로 기준준법을 준수하라~~~~~~!!! +3 차돌바우 2003-10-06 3260
210 2014 LGBT 인권포럼 '응답하라 LGBT , 153에서 LT... 종순이 2014-02-06 3271
209 히치콕의 '로프'와 호모섹슈얼에 관한 짧은 메모 모던보이 2004-11-29 3273
208 심야시사회 '올나이트! 인디스토리데이' "동백꽃"... +46 차돌바우 2005-09-06 3274
207 현재 어플이나 이반 사이트 이용하시는 분들의 주... 혐오신고 2015-12-10 3275
206 전화기로 만든 나의 첫 영화 신청기간 일주일 연... +2 기즈베 2012-06-21 3279
205 6강 "스크린을 뚫고 나온 게이들" +3 관리자 2003-10-08 3287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