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title_Free
꽃사슴 2003-12-12 19:54:44
+7 910

아무도 연락이 없어 혼자 가서 핑 하니 둘러보고 왔습니다.

외국인노동자 파트가 단연 압권이더군요. 물론 존 버거의 '제 7인 인간'에 실렸던 사진들을 기대하기란 애초부터 틀린 발상일지도 모르겠으나, 아무리 인권위에서 추진한 것이긴 하나 미적인 것을 포기할 수는 없겠죠. 미적인 충격을 내장하지 않은 감동이란 대부분 프로파간다일테니까요.

그런 점에서 전체적으로 시간의 노력이 들이지 않은, 급조되고 연출된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동성애자 파트에는 레즈비언 두 분, 게이 세 분의 사진이 있었습니다. 레즈비언 두 분은 안면이 없는 분들이라서 잘 모르겠고, 게이 세 분은..... 음.... 웃음이 나와서 얼른 도망갔습니다.

재우, 정남, 정현.

사진집을 사서 스캔 받아 올릴까 했는데, 뒷면에 2만원이라고 적혀 있어서 얼른 도망나왔습니다.

다른 회원들도 사진 보면 웃음이 나올 겁니다.



P.S
'인권이라는 수식어가 부착된' 동성애자 사진에서 피사체가 '육화된 섹슈얼리티'로 추상화되는 순간을 접할 때, 전 간혹 애매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버스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한참 동안 그걸 생각했다지요.


2003-12-12 오후 20:45

흑흑~~ 우리가 그렇게 웃기게 생겼었나...

꽃사슴 2003-12-12 오후 21:05

응. (x23)

yesme 2003-12-13 오후 12:21

저도 우연히 전시회 첫날 그곳에 가게 됐었는데, 사정(일행의 복통)상 순식간에 휙 둘러보고 나와버렸죠. 하지만 그 짧은 시간에도 이건 좀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말씀하신대로 외국인 노동자 부분은 당연하고, 친구사이 분들 사진들도 역시 왜, 무엇을, 어떻게, 누가 보여주는 건가 별 의미가 없었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솔직히 찍히신 분들의 협조, 특히 '오픈'하신 분의 살결이 아깝다는 생각이.. 그 사진들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었는데 (하지만 보건소 앞에 서 있는 의사분 사진의 구도는 좀 뜨아했음)... 전시회 자체가 좀 이상했던 것 같네요.
문제는 '인권'이란 타이틀로 무슨 종합선물세트 식의 '착한' 기획들을 별 고민 없이 자꾸 양산해내는 것 자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인권위의 노력하신 분들께는 미안하지만 전 이번 전시회 수준이 <사랑의 리퀘스트>보다 그렇게 높았던 것 같지 않네요.

꽃사슴 2003-12-13 오후 13:17

오랜만이군요, 예스미님. 올 겨울 김장은 끝내셨나요?

yesme 2003-12-14 오후 12:57

(앗, 겨울 김장? 무슨 뜻일까.. 소심소심.. --;)

꽃사슴 2003-12-14 오후 13:54

그냥 인사치레입니다. ^^ 가을 되면 옆구리에 낄 애인 준비하셨나요? 뭐 이런 거....(x23)

yesme 2003-12-14 오후 23:34

아.. 그런 거네요. ^^;; 알듯모를듯 시니컬 펀치 날리는 글발들에 워낙 민감해 하고 신경을 쓰다보니... 이제는 행간도 못 읽는 바보가 됐나봐요. ㅜㅜ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