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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랬다!!!

모임의 회원들은 [동성결혼]에 엄청나게 뜨거운 열기와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모습에 난 마치 이방인이 된 기분이었다.

자주 애독하는 신문들을 통해서 접하게 되는 [동성결혼의 합법화]는 나에게 어떠한 감흥도 일으키질 않았다. 

특히, 미국에서의 [동성결혼 합법화]로 인한 사회적 파장, 사람들의 인식변화등에 관한 미국 현지 거주회원님의 질의응답시간은 참 흥미로웠다. 특히, 트럼프가 다음 대선에서 승리를 하게 될 경우, 그 합법화가 무효화로 처리될지에 관한 질문은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SOFA협저의 수정건으로 동성파트너에 대한 인정권협약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미국 정부의 발빠른 처리방법이 감동적이었다.

[동성결혼]. 그냥 [결혼]이라는 단어자체가 묵직한 돌덩이 하나 가슴에 달고 다니는 기분으로 다가오는데, [동성]이라는 단어가 붙게되니, 글자수와는 상관없이 목을 조를정도록 버겁게 느껴진다. 난 이번 선정도서가 아니었다면, [동성결혼]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한 상태였을것이다. 난 이번 책으로 내 동성결혼생활을 상상해보았지만, 이미 얼룩말같은 삶에 적응해버린게 아닌가 하는 씁쓸함으로 결실을 맺게되었다.

아무튼 [동성결혼의 합법화]가 한국에서 현실이 된다고 해도 난 지금처럼 무덤덤하게 지낼것같다, 스피노자가 지구가 두쪽으로 갈라져도 사과나무를 심는 그런 심정으로 말이다. 

 

프란츠 카프카는 친구에게 남긴 유언같은 편지에서 '책은 도끼가 되어야한다'고 말하였다. 이번 책은 나에게 제법 도끼같았다. 내 굳어버린 고착화된 육체의 사지를 갈기갈기 찍어댈정도는 아니지만, 새로운 무엇인가를 알게끔 내 몸 속의 영혼을 노출시켰다는 점에서는 첫번째 도끼질치고는 선방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도 [동성결혼]이라는 단어를 읆조리고 있는것이 하나의 증거이다. 

 

게이들과 주기적으로 만남을 갖는것은 내 삶속에서 처음이다. 보통은 개별적으로 조용히 은밀하게 내 집에서 만남을 시작하여 끝냈는데, 다수의 게이들과 타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만남을 갖는것은 흥미로운 경험이다. 난 솔직히 [동성애]는 개인 취향이라고 생각하기에, 아직까지는 독서모임이나 친구모임을 나깔때면 마치 짜장면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파스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매번 모임장소에 나가기 전까지 나가야 되나 말아야되나 갈등을 하게된다. 더군다나 내가 살고 있는 동네와 비교하면 모임의 장소 주변은 지저분하고 거렁뱅이들도 더 많이 눈에 띄기에 가슴 한 쪽이 불편해지면서 긴장감을 느끼게된다. 그래서 모임을 나갈때 참여여부와 더불어 차를 끌고 나갈지 대중교통을 이용할지의 갈등도 겪고있다. 따라서, 8시 넘어서 하는 뒤풀이는 어쩔수 없이 피할 수밖에 없다.  조금이라도 빨리 강남으로 무사귀환을 해야하기에.  

 

종로3가는 굉장히 번화가인것 같은데, 가만히 관찰해보면 노인들이 굉장히 많다. 특히, 대낮부터 길바닥에 술에 절어서 누워있거나 길 한복판에서 대자로 자고 있거나, 사람의 시선을 피하고자 안내판 뒤의 그늘에 누워있는 모습등은 내 맘을 불편하게 하였다. 저렇게 사람들을 방치해놓아도 되는건가....그래서 이번에 종로3가를 갔을 때에는 사진촬영을 해놓았다. 충동적으로 하고 싶었다. 난 매번 해외여행을 할 때면 항상 그 도시의 빈민촌을 둘러보고 사진촬영을 한다. 그래야 그 나라의 일그러진 모습들을 체득할 수가 있으며. 좋은것과 나쁜것을 시각적으로 균형있게 보기위해서이다. 동성애지지발언이 있다면 혐오발언도 당연히 있기 마련이듯이. 종로3가는 나에게 보다 더 사회의 어두운면을 더 가깝게 볼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내가 여태껏 여러 나라의 빈민촌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조금은 느끼게되었다. 그 느낌이 내가 촬영하게끔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매번 독서모임을 나갈때마다 여러번 도끼질을 당하게 되는것 같다. 지난 번 [세월호의 유족들 에세이]를 통해서 유족들의 심정을 더 가까이 공감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세월호]를 통해서 평소에 접하였던 국정원을 또 다르게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업무상 국정원과 관련된 업무를 받게 되면 [세월호]를 떠올리게 된다. 이게 업무에 지장을 주지는 않기를 바랄뿐.

 

과연 다음 독서모임을 나가게 되면 어떤 도끼질을 당할지 궁금하다고 해야하나? 어제 오늘은 여러모로 뜻깊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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