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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믿는건 사랑·평등 담긴 교회의 법”

[한겨레 2005-06-21 18:33]  




[한겨레]
제도권 교회밖 두 사람 현경-빅토리아 류 교수 만남 현경- 기독학자지만 옴마니반메훔 외우며
명상 파격적 내용담은 종교강의“대안적 삶의 방식 시도하자” 빅토리아 류- 동성애자로 새달에 여성사제 서품
“권력 갖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이가 사람답게 살게 하기 위해” 오늘날 많은 종교가 여성 사제를 인정한다. 가톨릭은 예외다. 로마 가톨릭법에 따르면 아무리 훌륭한 인품과 영성을 인정받은 수녀라도 미사를 올릴 수 없다.
성녀의 칭호를 받은 마더 테레사 수녀도 마찬가지였다.

로마 가톨릭은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여성 사제도 허용한 적이 없다.

바티칸법(1024조)이 사제를 남성으로 규정하고 있는 까닭이다. 예수가 12제자를 모두 남성으로 맞아들였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이런 로마 가톨릭의 ‘법’에 도전장을 낸 이들이 있다. 오는 7월25일, 온타리오 호수 근교의 세인트 로렌스 시웨이에서 9명의 미국 여성들이 사제 서품을 받는다.

이들은 로마 가톨릭의 허락을 기다리지도, 무시하지도 않는다. 그들이 믿는 법은 로마 교회의 법이 아니라 “사랑과 평등, 평화, 여성의 권리가 담긴 교회의 법”이다.

사제 서품을 받는 이들 가운데 한 명인 빅토리아 루 새너제이대 교수(59)가 24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여성학대회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루 교수는 21일 현경 유니온 신학대 교수(49)와 함께 이화여대에서 ‘페미니즘과 종교’란 세션을 진행했다.

‘경계를 넘어서’란 대회 주제에 걸맞게 두 사람은 “배타적인 종교의 벽과 성별의 경계를 넘어서 대안적인 종교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 교수도, 현경 교수도 제도권 교회 문화 밖에서 더 자유로워진 이들이다.

기독학자인 현경 교수는 절에서 수행을 하거나 불교 만트라인 옴마니반메훔을 외우며 명상을 할 만큼 틀을 넘어선 이다. 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아시아, 유럽을 오가며 파격적인 내용을 담은 종교 강의를 한다.

루 교수도 비슷하다. 그는 동성애자다. 교황이 된 베네딕토 16세가 대주교이던 1987년, 동성애를 죄로 규정한 대주교의 편지가 공개된 다음 해부터 지금까지 동성애자, 노숙인들과 길에서 대안적인 미사를 올려왔다. 두 사람 모두 페미니스트와 동성애자들로부터 뜨겁게 환영받지만 보수적인 교단이나 제도권 교회와는 거리가 멀다.



“파문당하는 게 두렵지 않으냐고요? 여성들은 언제나 교회 밖의 존재였습니다.

페미니스트, 동성애자는 교회에서 더욱 소외받았죠. 로마 교회에서 한번도 인정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두렵지 않아요. 우리가 여성 사제가 되려는 것은 남을 지배하려는 권력을 가지려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죠.” 루 교수는 “우리는 교회다”라고 강조했다. 하느님을 섬기는 교회는 사랑과 평등을 실천하는 자들의 내면에 살아 숨쉬는 것이지 소외된 이를 억압하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다양한 섹슈얼리티를 포용하고, 약자들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이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인 곳이 진정한 교회”라고 말했다.

현경 교수도 “노령화, 보수화된 보수적인 교단과 달리 이미 세계 곳곳에서 진보적인 여성해방신학자들, 비구니들이 조용한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고 거들었다.

“여성에게 계를 주지 않는 타이에서 처음으로 비구니가 된 다마난다 스님은 2000년 넘게 이어져온 풍속을 깨고 절을 세웠습니다. 그 절 안에서 홈리스 여성들, 남녀 권력자들이 함께 스님의 법문을 듣습니다. 인간이 가진 저마다의 본성을 인정해달라고 권력에 애걸할 것이 아니라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먼저 시도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사랑도, 권력도 구걸해선 안 된다는 거죠.” 오는 25일 루 교수를 포함한 9명의 여성들을 사제로 안수하는 이들도 여성들이다.

‘다뉴브의 7인 여사제’라 불리는 이들은 지난 2002년 비밀리에 남성 주교들로부터 서품을 받은지 2주일도 되지 않아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파문을 당했다. 이들을 파문한 이는 지금의 교황인 베네딕토 16세였다. 루 교수는 “12세기까지는 가톨릭 교회에도 여사제들이 있었다”며 “보수적인 사제였다가 고통받는 민중을 보고 거듭난 에콰도르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처럼 베네딕토 16세가 바뀌게 되길 바란다”고 여운을 남겼다.

글·사진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햄토리*^^* 2005-06-22 오전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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