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어디론가 걸어가는 사람들 속에서
그렇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괜실히 열심히 걸어 봅니다.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던
낯선 사람들처럼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아무 인연이 아닌 것처럼
눈 빛과 웃음을 피하며
그렇게 가다보니
문득 그리워지는 것이 생겼습니다.
항상 길은 단단했습니다.
어린시절의 기억이 가물거리듯
어느 샌가 단단하지 않는 길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걷다보니
문득 이 길이 사람만의 것이여야 하는 이유를
도무지 찾지 못했습니다.
갑갑한 언어들의 경계가
풀 한 포기 자유롭게 날 수 없게 만드는
고단하고 단단한 길이
우리의 모두의 얼굴이 아닌지
조금 부끄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