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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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스 2003-11-11 15: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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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루즈 로트렉 'confetti'


저를 사세요.

당신은 절 선택함으로써 현명한 판단을 내리게 되는 거에요. 절 사세요. 제 영혼과 몸뚱이를 아주 싼값에, 모두 드려요. 당신의 호주머니 속 걱정일랑 하지 마세요. 아주 아주 값이 싼 놈이랍니다. 당신의 눈이 맑고 슬픈 빛을 띠고 있다면, 거저 드릴 수도 있어요.

저를 사서 거적대기에 둘둘 말아 구루마 위에 올려놓으세요. 그럼 전 당신의 고삐가 쥐어져 있는 방향으로 잠자코 숨도 쉬지 않고 그렇게 따라갈게요. 흔들흔들 구루마가 흔들리는 대로 몸뚱이를 가만히 놔둘께요. 혹시 눈물을 흘릴까 모르니 거적대기 밖으로 눈마저 내놓진 않을께요.

왜 로트렉 같은 고집쟁이들이 창녀 이미지에 매료되는지 아세요? 바로 저처럼 그들은 육체를 팔고 있기 때문이에요. 팔리는 거, 자기 주관의 왕국을 포기하는 순간이에요. 집요한 자기 나르시즘에 빠져 있는 그들, 잠시 자아로부터 해방되고 싶어 창부가 되고 싶은 거에요. 그래서 그들이 그려낸 창녀는, 의자 위에 다리 하나를 얹어놓고 스타킹을 살며시 내리다가 잠시 주인이 안보는 사이 슬픈 빛감의 눈으로 비 나리는 창문 밖을 슬쩍 훔쳐보곤 하죠.

하지만 전 절대 그런 표정 짓지 않을께요. 단 한 순간도 당신을 외면하는 표정을 지어 당신의 영혼을 불안케하지 않을 테에요. 그러니 저를 사세요. 품질은 보증할 수 있어요. 제 손톱은 선홍빛으로 불타고 있고, 제 머리칼은 당신 몸 위에 그늘을 드리울만큼 부드러워요.

저를 사세요. 사랑 같은 건 바라지도 않아요. 당신의 소용이 끝나는 날 아침, 저기 이슬에 찬 풀밭 둔덕에 슬쩍 버리고 가도 원망하지 않을께요. 돌아보지도 않은 채, 저 멀리 휘적휘적 사라져가는 당신의 발뒤꿈치만 조용히 바라보고 있을께요.

저를 사세요. 저를 사는 댓가로 당신은 단 십 분만 제 눈을 깊이 들여다보시면 돼요. 당신의 눈 속에서 익사할 수 있는 단 십 분이면 돼요.

보나마나 절 선택하신 당신의 눈은 제가 익사하기 딱 좋을 만큼 아름다운 검푸른 심연일 거예요.



2003-11-11 오후 20:45

저런... 아도니스님. 요즘 일이 너무 많은가 싶더니 드디어 다중인격증세에다 애정결핍증까지...누구 아도니스님 좀 데려가세요. 본인의 말처럼 거적으로 싸서 몇 대 때리면... 병이 나을 거랍니다.

아도니스 2003-11-11 오후 23:24

그리스 박물관에는 고대 그리스 시대의 매춘부가 신고 다녔던 것으로 보이는 샌들 한 켤레가 지금도 남아 있다고 합니다. 그 신발에는 그 시대에 대단히 눈길을 끌었을 것 같은 글자가 도드라지게 새겨져 있습니다. 단 두 마디.

"나를 따라오세요!"

p.s
전 님, 때리면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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