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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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슴 2003-11-11 11:53:05
+0 1455


'벨벳 골드마인'과 'far from heaven'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퀴어 감독 토드 헤이즌의 초기작 '독poison(1991년)'은 세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져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퀴어 단편입니다. 장 쥬네의 소설 '장미의 기적' 몇 토막을 영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실제로 감옥소 생활을 했던 장 쥬네의 탈脫금기에 대한 욕망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장미의 기적', 감화원에 갇힌 소년들의 배신, 도둑질, 동성애에 관한 보고서이자 사트르트를 당황케한 소설입니다. ('도둑일기', '하녀들', '발코니' 등이 국내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 'poison'에는 재밌는 장면 하나가 있는데, 침과 정액의 유사관계를 드러내는 이쁜(?) 이미지가 그것이지요.
맨날 당하고만 사는 우리의 착한 주인공은 감화원의 힘센 소년들이 바닥에 줄을 그은 채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뱉어대는 침을 맡으며 서 있습니다. 입을 떡 벌린 채, 소년들이 퉤퉤, 경쟁적으로 뱉어대는 침을 그대로 맞고 있는 거지요.

소년들이 뱉은 침이 마침내 꽃이 되어 주인공의 입 속에, 눈두덩에, 뺨에 흘러내립니다. 장 쥬네 소설은 영화보다 더 지독하게 이 장면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감옥에 갇힌 젊은 죄수들이 뱉어내는 타액은 꽃이며, 정액이며, 부르조아 도덕 자체를 흠씬 훼손하는 위반의 잉여물입니다. 입을 떡 벌린 채 꽃을 받아내는 이 소년, 바로 장 쥬네의 모습은 그래서 다소 애잔한 구석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건 우리가 gangbang이 등장하는 포르노그라피를 보고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기도 합니다. 포르노그라피와 'poison'의 차이는 그래서 분명합니다. 꽃처럼 나리는 정액과 침 속에서, 현존재로부터 탈피하고자 하는 저 새침한 반항, 그리고 입가에 끈적하게 달라붙는 슬픔 말입니다.

가끔, 성욕을 가볍게 뛰어넘는 타락은 무엇인가 고민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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