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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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2004-08-06 00:07:39
+3 3397
어젯밤 폭우성 소나기가 쫙쫙 내리는데도
집안은  후끈하고
비가 좀 그친후 우산을 들고 바람을 쒜며 동네를 한바퀴 돌고왔다.

여전히 더운공기가 빠지지않은 방에서 잠은 오지않고 해서 무심코 tv를 켜놨더니 ebs 예술무대가 나온다.
무슨 뮤지컬 공연실황을 방송 하는구만.....하며
그저 보는둥 마는둥 달착한 핑크빛 망고나 맛나게 먹고 있었는데,
딴청하는 내 귀에 들리는 음악이 꽤 듣기좋다 싶어서 화면을 쳐다 봤더니만.
그게 뮤지컬 "지킬박사와 하이드 "공연실황 이었다.
대개 ebs에서 방송되는 것들은 공연이 끝난 작품들이던데.저것은 지금한창 공연되고 있는 작품아니던가...?

내겐 그 뮤지컬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없어서
뭐 그런작품도 있는가 했을뿐인데, 대충대충 보다가 보니 이게 은근히 사람을 잡아끄는 힘이 있었다.
그 작품줄거리야  뻔한것이지만.  
무대와 연출은 물론이고, 뮤지컬 공연의 뼈대인 음악이 무척 아름답고 세련된 것들이 많다는걸 첨 알았다.
더구나 오케스트라의 생음악이 뒷받침해주는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도
기대이상 의 것, 이라는게 바로 보였다.

특히 영화배우 로 알려진 조승우가 주인공역 을 맡았는데
그는 카메라 에 익숙한 배우답게 섬세하고 빈틈없는 표정연기와 함께, 대사와 가사의 감칠맛 나는 전달력이 돋보였다.
비교적 크지않은 체구로써,
타이틀을 맡아 완성도높은 무대를 이끌면서 정연한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연기가 눈에 크게 뜨였다.
더구나 조승우가   노래를 잘한다는걸 어제 처음 알았다.
평소 영화연기에서 보여준 그의 대사력에서 느낀바 있었던, 스스럼없고 자연스런 감성이 노래 속에서도 그대로 배어있어서
의외로 감동을 자아내게 하는것이 인상적이었다.

조승우의 아버지가 한때 유명한 그룹싸운드 가수였던 조경수씨 라는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 부친의 목소리와는 색갈이 또 다른,
아릿한 서정이 깃든 일상적인 목소리로서,  처음 들을때는 그저그런 정도로  별로 잘하는노래 같지는 않다가,
점점 노래가 이어질수록 작품에 잘 녹아드는, 상당히 표현력이 뛰어난 노래솜씨 라는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지금까지 20여년에 걸쳐 내가 직접 본 뮤지컬은 몇편 되지않지만.
어쩌다 한번씩 볼때마다 한국 의 뮤지컬 제작능력이 얼마나 발전해 가는지를, 한눈에 알아볼수 있을만큼
한국의 무대주변 끼쟁이들의 집단구성이, 탄탄한 저변이 확보된듯 하다.
물론 이번작품도 외국에서 무대와 의상등 제작의 중요 부분들을 다 그대로 가져온 작품이긴 하지만
그것들을 받아들여서 크게 하자없이 우리화 하여 펼쳐보이는
한국배우들의  능력향상과 제작진들이 가진 역량의 크기가 감지 되는듯 하니 말이다.

어젯밤 잠이 오지않아 무심코 본 테레비젼 공연실황에서,
참 괜찮은 작품을 발견했을때의 작은 기쁨이 이런건가..싶을만큼 지킬과 하이드는 수준급 무대로 보였다.
그 뮤지컬은
나같이  영화든 무대든, 내돈 내고 관람하러 가는 경우가 거의 드믈다 싶은 생활인도
언제 기회가 닿는다면  이런 무대수준 은 직접 가서
내가 사는 이시대를, 풍미 하고 살아가는 당대 무대 예술인들의 빛나는끼 와 열정 그리고 그 역량을,
오롯한 감동과 함께 느껴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이었다.

어글리 2004-08-06 오전 07:46

저도 이거 어젯밤에 봤어요.
어찌보면 조금 유치(?)할 수도 있는 뮤지컬이었는데,
보다 보니 신선함 때문인지, 재미있더라구요.
그러나, 중간에 팍 끊겨서 다음주에 다시 만나자니...-_-;;

근데, 지금 공연하고 있는 뮤지컬을
이렇게 티비에서 보여줘도 되는건가요?

차돌바우 2004-08-06 오후 20:43

헉.. 조승우 ㅠ.ㅠ 그런건 대대적으로 광고를 해야쥐~!!!!

황무지 2004-08-07 오전 04:52

흠.. 조승우.. 눈썹이 짙던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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