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_Free
2018.05.20 15:03

사랑에서 답을 찾다.

조회 수 124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어제는 왕년에 친구사이 활동을 열심히 하던 이를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친구와 통과한 시간들이 많기에 얼추 그 친구를 내가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화를 나눌수록 그런 나의 생각은 오해이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오래 묶혀 놓았던 일들이 수면위로 떠 오르자, 그 친구의 말하는 속도는 빨라졌고, 가끔씩 몸의 경련을 느끼며,

여전히 이 친구의 마음이 아프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무신경해서 미처 몰랐노라 고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음 속에서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일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해장국을 끊이고 밥을 짓습니다.

며칠 동안 묶혀 놓았던 재활용 쓰레기를 정리하고, 화장실 타일들 사이에 낀 먼지를 닦습니다.

생각난 김에 창틀이며, 씽크대며, 여기 저기에 얹혀있는 때를 닦아 냅니다.

어제와 다른 하늘이지만 파란 하늘이 나를 쳐다봅니다.

내 마음도 먼지를 닦아내면 맑아지는 것처럼 그랬으면 좋겠노라 혼자 말을 해 봅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내 삶의 질문과 고민은 사랑입니다.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나에게서 떼어낼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은 사랑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랑을 늘 갈구했지만, 어쩌면 나는 한 번도 제대로 사랑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이 탐낼만한 멋지고, 아름다고, 귀하고, 소중한 것 들만 골라서, 나는 그렇게 사랑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사랑했노라 고백을 하였습니다.

멋지고, 아름답고, 귀하고, 소중한 것이 닳고 달아서 볼품이 없어졌을 때, 그래서 사랑을 할 수가 없었을 때,

그때 나의 인간성이 드러납니다.

더 이상 소용이 없는 물건을 버리거나, 서랍장에 처박아 두고서 기억하지 못하는 것 처럼 지극히 일반적인 행동으로

말입니다.

 

 발단은 어제지만, 어제는 더 이상 나에게 존재하지 않는 시간입니다.

오늘의 나는 아침부터 집안 청소로 자기 돌보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더 이상 나에게 존재하지 않는 시간입니다.

지금 내 마음 속에서 해 묵은 감정들이 쾌쾌하게 올라 옵니다.

감정들의 근원들을 찾아 생각은 복잡해지고,  한겹 한겹 양파 껍질을 벗기듯 , 과거의 용서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꺼내어, 숨으로 몰아 냅니다.

" 내 속의 영혼이 나에게 질문을 합니다."

" 사랑에서 질문을 하고 답을 찾으라고 말입니다."

 

모든이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대상을 사랑을 했다고 해서, 사랑을 했노라 기억하는 것은 바람이 불면

휙 날라가버릴 기억입니다.

도저히 사랑할 수 없을 때, 원망과 분노로 꼴도 보기 싫을 때, 신은 나에게 " 자 ! 이제 네가 그토록

갈구하던 사랑을 할 기회가 찾아왔다. 자유롭게 사랑해라" 라며 질문을 던집니다.

신이 던진 질문이 나에게는 매우 큰 고통이고, 잔인한 처사라 불평합니다.

 

" 자! 지금이 네가 그토록 갈구하던 사랑을 할 기회가 찾아왔다."

" 과거는 존재하지 않으며, 미래도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며, 바로 지금 이 순간에"

 

내가 사랑했노라 기억하는 모든 이들을 불러 세워놓고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그 중에는 이름과 얼굴을 기억 못하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내가 당신들을 떠난 이유가 당신 잘못이 아니라, " 정작 사랑이 필요할 때, 나는 도망치기 바빴습니다."

" 그리고 그것은 온전히 내 잘못이었고, 당신 탓이 아닙니다."

" 만약 오랫동안 당신 탓을 했었다면, 부디 용서하기를 바랍니다" 라고 말입니다.

 

 오늘도 마음을 따라 길을 걸어봤습니다.

새끼 손톱보다 작은 내 영혼을 만납니다.

 

 

 

 

 

?
  • profile
    종순이 2018.05.20 19:20
    얼마 전에가 그 것 또한 사랑이라고 형 해준 말이 기억나네요!!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사랑이란 것이.. 정작 어떨 때 필요한 것인지 우리는 정말 모르나봐요.
    언니.. 잘 돌보세용!!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5 함께 영화를 만든다는 것: 「친구사이」의 경우... 친구사이 2018.04.24 48
294 5월 5일 책읽당 독서모임 - 최은영, <쇼코의 ... 책읽당 2018.04.26 75
293 [모임] 문학상상 #7 file 슈라모쿠 2018.04.30 64
292 4월의 친구사이 소식지 [94호] : 문화운동 소식지 2018.05.02 272
291 5월의 시간들 박재경 2018.05.04 76
290 [인디포럼]인디포럼2018 텀블벅 후원 펀딩 모집(~... file 인디포럼작가회의 2018.05.05 35
289 지보이스 - G_Voice의 자작곡 '고백'의... 친구사이 2018.05.11 55
288 함께 영화를 만든다는 것: 「친구사이」의 경... 친구사이 2018.05.11 37
287 오늘부터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Cinema... 친구사이 2018.05.11 46
286 내일 저녁 7시에는 게이봉박두 단편선 모음이 ... 친구사이 2018.05.11 72
285 친구사이와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네트워크 - 가... 친구사이 2018.05.11 55
284 5월 17일은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IDA... 친구사이 2018.05.18 44
283 혐오 없는 선거, 평등한 우리동네 만들기 위한... 친구사이 2018.05.20 33
» 사랑에서 답을 찾다. 1 박재경 2018.05.20 124
281 5월 24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위켄즈(Wee... 친구사이 2018.05.22 53
280 6월 2일 책읽당 - 토닥토닥출판모임, <남북 청... 책읽당 2018.05.22 62
279 "친구사이"에 10만원을 후원하였습니다. 1 file 퀴어 2018.05.24 136
278 5. 28. ~ 30.혐오 없는 선거, 평등한... 친구사이 2018.05.28 46
277 <<지방선거 후보자의 혐오표현, 제보해주세요!... 친구사이 2018.05.30 38
276 5월의 친구사이 소식지 [95호]: 가족구성권 소식지 2018.05.31 362
Board Pagination Prev 1 ... 694 695 696 697 698 699 700 701 702 703 ... 713 Next
/ 713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