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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달은 이래요.

올해 봄, 대학생인 저는 3살 연상의 친한누나와 어쩌다보니 엮이게 되었습니다.

과 사람들이 사귀냐, 잘어울린다 그러면서 부추기더라고요.

처음에 저는 그냥 웃으면서 넘겼죠.

근데 이 누나가 밤에 저를 좋아한다는 식으로 카톡을 하더군요.

 

그러나 저는 철벽을 쳤죠.

물론 마음도 없었구요!

전 완벽히 동성애자라고 확신을 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게 한학기를 과행사같은 곳에서 계속 엮이다보니

저도 모르게 이 누나랑 사겨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죠.

그러나 그땐 제가 외로워서 그런 것이라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방학이 왔죠.

서로 타지역 사람이어서 각자 고향으로 돌아갔는데

밤에 가끔 누나생각이 나는 겁니다.

괜히 카톡하고 싶고 뭐하나 싶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감정에 약간 변화가 생긴 것 같기도 하구요.

 

하지만, 확실하게? 판단을 내리려고...

음흉하지만 벌거벗은 두 남녀의 모습을 상상했고,

전 역시나 남자 쪽에 더 상상이 가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또 생각해보면 말이죠

누나와 지내는 시간이 지날수록? 알아갈수록? 좋아진다는 느낌을 받았달까요...

그러니까, 일반적인 경우에는 남자에게 눈이 먼저 가지만

여자인 경우도 처음부터는 아니지만 자주 부딪히다보면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이 누나와는 같은 동아리여서 매일? 매주 부딪혔습니다!)

 

으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전 남자를 좋아하는 것을 확실히 알고, 인정도 하고요! 멋진 남성이 나타난다면.. 전 너무 좋겠죠...

그런데 여자의 경우도 남자처럼 막 좋지는 않은데 몇몇의 경우 좋아질 때가 있어요......

제가 양성애자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제 고민은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지금은 딱히 좋아하는 남자도 없을 뿐더러 이쪽활동을 잘 하지 않기에

남성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반대로 여자들을 만날 기회는 많구요. (이쪽처럼 남자중에 이쪽을 골라야하는 그런 경우가 아니므로)

만약 여자를 사귀게 된다면...이라고 생각을 해봅니다.

주위 친구들도 그렇고 부모님도 그렇고... 제가 여지껏 솔로였으니

친구들은 게이라 의심하고(맞는데ㅎ) 부모님은 왜 안사귀냐며 오히려 부모님쪽에서 궁금해하는 지경입니다.

그리고 저도... 드라마나 영화의 영향이나 이성애적 생각사고로 가득찬 현재를 살다보니

여자랑 사겨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제 이쪽 친구가 2명이 있는데,

친구들은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는 여자라면 사겨봐라! 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제 고민은... 분명 좋아하긴 하는데

저는 남성도 좋아하기 때문에 나중에 혹여나 저는 커밍아웃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제 정체성을 들어냈을 때 여자친구가 듣는다면 (그때는 헤어졌을 수도 있겠죠?)

얼마나 큰 상처와 수치심과.. 그런 것들이 생기지 않겠어요??

 

저는 고민입니다.

이 복잡한 감정과 생각 때문에........

조언 부탁드립니다.

 

 

 

 

 

 

낙타 2014-07-21 오후 21:14

안녕하세요, 써주신 고민의 글은 잘 읽어보았습니다.
여기에 짧게 저의 의견을 덧붙여 보자면-

우선,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문제들과 직면하게 됩니다. 이 때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그 누구의 조언이나 정보나 지식이 아닌 스스로의 성찰에 의해 깨닫는 것입니다.
쉽지 않겠지만 더욱 더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대화를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아 나가야 합니다.

또, 사실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인정하고 정체화를 했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생겨나는
내면의 동성애 혐오와 싸워야 합니다. 더욱이 다양한 성정체성에 관한 정확한 정보나 지식이 부족하고
이성애 중심적인 사고와 교육중심의 환경속에서 소수자로서의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는 것 또한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꾸준하고 지속적인을 성찰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이 싸움에서 이기려 노력해야 합니다.

어떤 이들은 타인과 자신이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수의 사회구성원들의 기준에 맞추어 스스로를 재단하고 또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심지어 억압하기까지 하는 삶을 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진정 행복한 삶일까요?
더욱이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성정체성을 입증하려는 방식은 위험한 방식이라 생각되어집니다.
만일 시간이 괜찮으시다면 저희 단체에서 주최하는 여러 소모임 활동이나 정기모임에 참석하여 다른 회원들과의 만남을 통해 많은 이야기들을 듣고 나누는 방법 또한 추천해드립니다.

스스로의 성정체성은 그 누구도, 무엇도 아닌 본인 스스로와의 대화와 성찰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라 생각되어집니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존재인지를 깨닫게 되는 것은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의 시작이자
방향에 대해 깨닫는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은 복잡하고 여러감정들에 혼란스러우시겠지만
이 치열한 자기고민과 성찰의 시간 끝에 진정한 모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또 다른 고민이나 어려움이 있다면 언제든 다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무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오늘 하루도 힘내서 보내시길 바랍니다!

박재경 2014-07-21 오후 23:59

안녕 하세요, 너를X3님 반갑습니다.
자신의 고민을 솔직하게 고백하신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대로 행동하기보다 타인들의 입장도 충분히 배려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분이라고 생각 됩니다.

질문의 요지는 성정체성을 동성애자라고 수용하고 확립한 상태이다.
최근에 대학생활 중 동아리 선배인 누나에게 친밀한 감정 혹은 사랑의 감정을 느껴서 혼란스럽다는 것으로 이해를 했습니다.
적어주신 글로만 님의 고민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혹시나 답변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
양해를 바랍니다.

몇 가지 지점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첫째, 사랑은 다양하고 이유가 없습니다.
우정을 넘어서 특별한 친밀한 감정 혹은 사랑의 감정을 경험할 때, 만약 사랑에 조건이나 이유가 붙는다면 진정한 사랑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동성애자들이 동성의 누군가에게 열렬히 사랑을 느낄 때, 그 사랑이 이유나 조건이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동성이든, 이성이든 대상의 성별에 관계없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소중합니다.
지금의 감정이 진실하다면, 지금까지 살아온 혹은 경험의 틀로만 생각하지 마시고 스스로를 다시 한 번 성찰할 기회를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둘째, 사랑의 다양한 성격을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랑은 이렇다 정의를 내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람마다 생각과 행동은 다양하고 입장도 다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어떤 대상에 대해서 감정적, 정신적, 낭만적, 성적, 영혼적으로 깊은 끌림과 빨려 들어감을 느낄 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거 같습니다.
동성이든 이성이든 성별에 관계없이 말입니다.
대상의 생물학적 성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님의 감정을 보다 더 잘 성찰해 보라는 것입니다.
감정이 어디를 향하고 어디를 향하고 있지 않은지 말입니다.

셋째, 성정체성에 대해서 이런 면도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커뮤니티 사람들의 경험을 듣다보면 성소수자들은 매우 다른 삶의 과정과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를 정체화합니다.
또 일부의 사람들은 매우 비슷한 경험과 과정을 거치기도 합니다.
커뮤니티 사람들의 경험을 살펴보면, 청소년시기 한국 같은 사회적 상황에서 대학생 때, 일부는 성인이 된 시기에도 정체성을 고민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답니다.

우리는 몇 가지 사실들에 대체로 동의합니다.

1) 성정체성은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트랜스젠더, 결정하지못한 사람, 무성애자, 범성애자, 간성, 이성애자 등 매우 다양하며, 이 모든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타인들로부터 축복을 받아야 합니다.

2) 성정체성을 발견하는 일은 한 가지, 하나의 방법이 아니라 개인들마다 매우 다양하다.
성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 합리적인 방법은 성적 행동이나 특정 상황에서 자신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스스로의 마음을 관찰하고 탐색하는 것이다.

3) 성정체성은 보통 청소년 시기에 고민하고 성인이 되면서 한 방향으로 정체화하지만, 일생동안 탐색하고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한 방향으로 빨리 정체화하는 것이 편할 수는 있겠지만, 정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스스로에게 시간적 여유를 허락하시기 바랍니다.


넷째, 성정체성을 탐색하기 위해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단체와 같이 공식적인 모임에 참가해서 또래 사람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정답은 아닐지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섯째, 진실해야 합니다.
내면의 진실한 감정을 속이고 다른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겠지만, 겉과 속이 다른 삶을 살게 되면, 행복해 질 수 없습니다.
계속해서 변명하고 거짓말을 하는 과정의 괴로움을 이미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람간의 관계 또한 진실을 기반으로 할 때 강한 신뢰와 유대감과 친밀감이 생깁니다.
고민의 대상이 되고 있는 누나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사람, 사랑하고 싶은 사람은 이 세상에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 모두를 내 마음대로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나를 좋아해 주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