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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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를 위한 정보/인권 길잡이 홈페이지가 오픈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남성으로서의 제 몸이 싫습니다.

Q. 저는 제가 여자가 아닌 남자라는 것 때문에 삶의 의욕을 자꾸 잃어가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저는 저에게 달린 성기가 너무 싫어서 잘 땐 휴지로 감고 잔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학창시절엔 다른 사람들의 인식 때문에 제 마음을 표현하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하게 보이려 했습니다. 군대에서는 적응을 못해 자살 요주의 인물이 되기도 했지만 무사고로 전역했습니다.

제대 후 대학 졸업을 준비하면서부터 호르몬에 대해 찾아보고 약을 먹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님께서 아시게 되시고는 그것도 여의치 않게 되었습니다.

최근 정신과에서 상담을 받으니 모 대학병원을 권하셨습니다. 그래서 성전환에 대해 진료를 받아 볼 생각입니다. 제가 너무 남자같이 생기고, 목소리도 남자 같아서 아쉽기도 하고 병원에 간다고 좋아질까 하는 회의가 드네요.

A. 안녕하세요?

'트랜스젠더' 라고 말하는 범주는 단순히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사실은 여성',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사실은 남성'과 같이 단순히 나누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 역시 넓게는 트랜스젠더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님이 스스로의 성정체성에 대해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겠다는 마음과 확신입니다. 지금 병원에 가시겠다는 중요한 결심을 하신 것에 대해 박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고민이 있고 망설임도 있겠지만, 한번 병원에서 상담도 받아보고, 관련한 인터넷카페에서 다른 분들의 경험과 고민을 나누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아요. 이렇게 상담 글을 올리신 것처럼, 다른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망설임도 좀 생기고, 걱정도 많이 되겠지만, 그것도 중요한 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지하는 사람들을 만들어 나가면서 당당하게, 많은 정보들을 구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나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행운을 빕니다.


● 여자로 태어난 게 싫습니다.

Q. 30대의 여자입니다.
제 자신을 자각했을 때부터 20년이 넘도록 하루에 한 번씩 ‘왜 나는 여자로 태어났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남자인데 몸만 여자인 것도 아니고. 그냥 여자인 자체가 싫습니다.
성전환 수술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지만 옷 갈아입거나 씻을 때 스스로의 몸이 너무 더럽다는 생각이 들고, 여성용 속옷을 보고 있으면 역겹습니다. 이성, 동성을 막론하고 잘 사귀고 있는 커플을 보는 건 좋지만 제가 여자로서 남자를 사귄다는 생각을 하면 끔찍합니다. 친구로 잘 지내던 이성 친구에게 고백을 받고 그 친구와의 연락도 끊었습니다.
제가 차라리 레즈비언이거나 트렌스젠더라고 결론을 내리고 싶지만 여자와 사귀고 싶은 것도 아니고 저를 남자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닙니다. 제 몸이 너무 싫습니다.

저랑 같은 증상을 겪는 분들도 있나요? 이런 걸 뭐라고 하는 거죠?

A. 안녕하세요?
긴 시간 동안 많이 힘드셨을 님에게 따듯한 위로를 전하고 싶습니다.

생물학적으로 여성(혹은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스스로를 여성(혹은 남성)이 아니라 다른 성이라고 여기는 트랜스젠더 정체성은 적지 않습니다. 또 '트랜스젠더' 라고 말하는 그 범주는 단순히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사실은 여성',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사실은 남성'과 같이 나누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 역시도 트랜스젠더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님과 같이 자신을 트랜스젠더나 레즈비언이라고 정체화하지 않으면서 여성으로 여겨지기 싫어하는 것은, 결코 비정상도 아니고 자연스러운 한 모습입니다. 한편, 트랜스젠더라고 해서 꼭 이성애적 욕망을 가지는 것도 아니어서 양성애자도 많고, 동성애자도 있습니다. 또한 특정한 성별에게 사랑이나 성적인 이끌림을 경험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아예 그러한 이끌림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들 역시도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성별에 대한 인식, 즉 성별 정체성과 성적 지향(동성애, 양성애, 이성애, 무성애)는 서로 별개인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육체나 성애, 또 이와 관련한 정체성은 한 마디로 정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트랜스젠더'라고 이름 붙이는 것이 낯설거나 틀린 듯한 경우도 많고, 성전환수술과 같은 의료적 조치를 꼭 원하지는 않지만 동시에 자신의 육체에 대한 혐오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자신의 마음을 잘 돌아보면서 내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편견이나 현실적인 어려움과는 관계없이, 자신의 마음과 모습 있는 그대로를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금의 고통스러운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단계들을, 조심스럽게나마 밟아가는 것입니다. 정신과 상담이나 심리상담은 여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이나 마음에 대해 찬찬히 같이 얘기하고 풀어보면서,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고, 어떻게 지금의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확인한다면, 호르몬 투여 등 의료적 조치를 밟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성별 정체성으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은 신체적 변화를 통해 일정 정도 치유되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여러 이유와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의료적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트랜스젠더와 관련한 온라인상의 카페나 모임 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모임을 통해 더 많은 정보도 얻을 수 있고, 비슷한 경험을 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고통을 토로하고 공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체성에 대해 나중에 어떻게 정체화하든, 같이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상담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 여성인데 남성으로서 남성의 사랑을 받고 싶어요.

Q. 여학생입니다.
저는 여자로서 남자에게 사랑을 받고 싶은 게 아니라 남자로서 남자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요. 지금 제 몸에 있는 가슴이 혐오스럽고 역겹습니다.
지금은 학생이지만 성인이 된다면 남자 대 남자로 연애를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성전환을 해버리면 제 인생이 너무 크게 변할 것 같아요. 나중에 게이바를 갈 때도 가슴을 붕대로 감는다던가 해서 남장을 하고 속이면 어떨까 싶지만 그걸 상대가 알았을 땐 모욕감을 줄 것 같기도 하구요.

정말 여자인 제 자신이 싫습니다.

A. 이렇게 글을 올려서 상담하신 것만으로도 큰 결심과 용기가 필요하셨을 텐데 응원과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정체성이 존재합니다. 물론, 님께서 생각하시는 남성으로서 남자와 사랑을 하는 관계도 존재하고 있지요. 보통 신체의 성과 본인이 생각하는 스스로의 성이 다른 사람들을 트랜스젠더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남성의 신체를 가지면서 여성이라고 여기는 사람을 MTF(male to female), 여성의 신체를 가지고 남성의 성을 가진 분들을 FTM(female to male)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와 별개로 성적 지향(누구를 좋아하는가)으로서는 동성애, 이성애, 양성애가 있습니다.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남성으로서 남성과 사랑하고 싶다는 고민에 대해 아주 단순하게만 대답하자면 "네! 가능해요! 뭐가 문제인가요?" 입니다. 물론, 수술을 해야 할 수도 것이고, 남성의 신체를 가지고 태어난 남성들에게 자신의 상황도 설명해야 할 것이고... 하지만, 그 생각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내가 나는 남자이고, 남자와 연애하고 싶다는데 누가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지금 생각해야 하는 건, ‘내가 트랜스젠더인가’와 ‘내가 남자와 연애를 하기 위해서 어떤 것을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것인가’ 입니다.
1) 나는 트랜스젠더인가? 본인의 정체성을 누가 "맞아요" 혹은 "아니에요"라고 말을 해줄 수는 없습니다. 많은 FTM 트랜스젠더는 ‘나는 남성이 되고 싶다’라기보다, ‘나는 남성이다’라고 생각을 하곤 합니다. 나의 정체성을 스스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자신의 삶을 생각하는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2) 트랜스젠더라면 나의 삶에서 어떤 부분을 고민해야 하는 걸까요? 일단 수술을 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수술을 하지 않고 살 것인지 고민을 할 수 있겠지요. 수술을 하거나 하지 않는 것은 다양한 장단점이 존재하고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각기 다른 길을 선택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3) 가장 중요한! 연애를 생각해 봅니다. 나는 어떤 사람과 어떻게 연애를 할 것인가? 일단 FTM이시면서 게이의 삶을 사시는 분들은 분명 존재합니다. 국내외의 연구 결과를 봐도 트랜스젠더 중에 동성애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신체도 남성인 남성을 만날 수 있을 것이고, 같은 FTM을 만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애인을 만날 때, 혹은 새로운 친구를 만날 때마다 글에 쓰신 것처럼 고민을 해야겠지요. 어디까지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인가, 어떤 시점에서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인가. 수술을 계획하고 있다면 수술 전에 애인을 만나서 함께 수술에 대해 고민할 수도, 수술을 계획하지 않는다면 그걸 이해해 주는 애인을 만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연애라는 것은 서로의 눈이 마주치고 마음이 얽히는 문제라서 뭐라 말씀드릴 수가 없는 부분입니다. 가슴에 붕대를 하고 만났지만, 그걸 이해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수술을 다 했어도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스스로의 정체성이 남과 다르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스스로를 혐오하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 내가 나를 긍정하고 나를 스스로 사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시길 권합니다. FTM도 만나보고, 게이도 만나보세요. 그리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분명히 상처받는 일들도 많겠지만, 그만큼 많은 생각과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을 결정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과정들이 쉽지는 않겠지만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일이니 부디 힘내시기를 빕니다.
행운을 빌어요.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