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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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돌바우 2012-06-19 07: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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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친구에게 커밍아웃을 하고 싶어요.

● 친구에게 커밍아웃 때 뭐라고 얘기를 꺼내야 할까요?

Q. 친구에게 커밍아웃을 준비 중입니다.

제가 커밍아웃을 하려고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도 대충 눈치는 채고 있는 듯하지만 친구 역시 어떻게 물어봐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고 제가 상처를 받을까봐 조심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면 좋을까요? 다짜고짜 ‘나 게이야’할 수도 없고 첫 마디를 어떻게 꺼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A. 용기를 내서 커밍아웃을 하기로 하셨다니 정말 축하 드려요! 용기에도 박수를 보냅니다.

첫 마디를 꺼내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정답은 없지만 질문자님과 친구분의 현재나 미래에 서 공유 할 수 있는 꿈이나 모습을 그리면서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 다음  "난 게이인 것 같아" “내가 널 (연애대상으로) 좋아해서 이런 고백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너도 알지?" "우리는 좋은 친구니까 나는 현재도 미래도 친구로서 너와 삶을 교류하며 우정을 쌓고 싶어" 하고 풀어가는 것이지요. 물론, 그 전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건 '커밍아웃 가이드북'을 보시면 아실 테니 생략할게요.

이건 어디까지나 조언일 뿐이니, 님의 상황에 맞게 잘 얘기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부디 이 커밍아웃을 계기로 친구분과의 우정이 더 돈독해지시고 아울러 두 분 모두 인권 감수성 풍부한 멋진 삶을 살아가시길 바랄게요.

참고로 친구사이에서 준비한커밍아웃 가이드 북 을 소개합니다. (페이지 하단에 pdf파일로 바로 다운받으실 수 있는 링크도 있답니다.)

‘커밍아웃 가이드북’에서 특히 관심 있게 보셨으면 하는 내용은, 커밍아웃을 누군가에게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자신의 삶에 초대하는 것이며 삶의 여정을 함께 하고 싶다는 초대라는 내용, 그리고 커밍아웃은 딱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행운을 빌어요.


● 가족에게 커밍아웃을 하고 싶어요.

Q. 저는 중3 남학생입니다.
저희 식구들 모두 동성애를 혐오합니다. TV 등에서 게이 관련한 얘기가 나오면 험한 말까지 하는 수준입니다. 식구들이 이런데 커밍아웃을 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학교 친구들도 마찬가지이고요.
이런 상황에서 커밍아웃을 한다면 친구들도 모두 다 저를 떠나고, 가족도 저를 경멸할 것 같습니다.
만약 이성애자가 되는 약이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아서 사고 싶을 정도로 제가 게이인 게 싫고 이런 상황이 싫습니다.

A. 동성애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가족의 지지인데, 가족 안에서 겪게 된 부정적 경험들이 큰 상처가 되셨을 것 같아요. 위로를 전할게요.

일단, 커밍아웃에 가장 필요한 것은 스스로의 성정체성을 받아들이고 확립하는 것입니다. 내 자신도 내가 게이인 것을 혐오하고 인정하지 못하는데 타인의 인정을 바란다는 것은 무리 아닐까요? 자신의 성정체성은 단순하게 ‘아 남자한테 끌리니까 게이구나’라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인지가 계기는 될 수 있지만 스스로 인정하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많은 성찰이 필요합니다. 커밍아웃은 매우 중요한 일이고 그만큼 값진 일이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서 당당하고 솔직하게 긍정하는 것이 먼저일 것 같습니다. 성소수자 단체나 상담가 등과의 대화가 여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먼저 비밀보장에 대해 다짐을 받아두신 후, 현재의 고민을 상담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동성애는 이상한 것도, 잘못된 것도, 치료의 대상도 아닙니다. 그러니까 바꾼다고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죠. 먼저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한 탐구를 하시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신 후에 주위에게 알리시는 게 좋을 듯해요.

행운을 빌어요.


● 커밍아웃을 하고 지금까지의 인간관계를 잃게 된다면 어쩌지요?

Q. 22세의 남성입니다.
친하게 지내는 형이 있습니다. 인간적으로 많이 의지가 되고 좋아하는 형인데 계속 거짓말을 하기가 싫어서 제가 게이라고 고백을 했습니다. 형은 ‘네가 그간 우울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저를 이상한 사람보듯 할까봐 걱정했는데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내가 너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참는 거다. 네가 동성애자가 되고 싶어서 된 게 아닌데 어떻게 매몰차게 대하겠냐’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고맙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 사람마저 절 이해하는 게 아니라 참는 것이라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얘기를 하고, 얘기를 하고 난 후에 지금까지 가져왔던 다른 사람들과의 유대관계를 잃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A. 안녕하세요?
먼저 커밍아웃을 축하드리고 그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커밍아웃을 했을 때 이성애자들의 반응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대개는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커밍아웃이 쉽지 않은 과정이니만큼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꼭 커밍아웃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말씀을 하신 것은 그 형님의 인품이 좋으신 분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네요.

비단 커밍아웃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마주치는 삶의 과정에서 상대방이 나를 다 이해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던가요?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안타까워하거나 주눅이 들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타인을 100%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니까요. 때문에 상대방의 이해를 위해 동성애 관련 전문 지식이나 인권단체 활동 같은 내용을 소개하면서 상대방의 편견이나 오해를 풀어가는 대화를 나누신다면 의미 있는 커밍아웃이 될 듯합니다.

친구사이에서 만든 커밍아웃 가이드 북을 참조하신다면 커밍아웃을 할 때의 태도나 커밍아웃을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 보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외에도 [Coming Out From The Closet: 가족 중에 동성애자가 있을 때(김준자 지음)] 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동성애자와 가족, 친구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른 책으로는 Gay Culture Holic(친절한 게이문화 안내서)>는 성소수자들의 문화에 대해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고 있으니 도움이 되시지 않을까 싶어요.

다시 한번 커밍아웃 축하 드리고 행운을 빌어요 ^^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