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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2-19 10:47:58
+6 2549
skin/mad_in_v2/images/in_ok.gif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답변 몇번이나 반복해가며 읽었습니다. 마음이 따듯하신분들만 계신것 같네요.. 어렵겠지만 차츰 극복해 나가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초반의 한 남성입니다.
매우 어렸을때부터 저는, 제가 게이라는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 누군가에게도 동성애라는것을 배워보지 않은 상태에서도 말이죠.)
초등학교.. 중학교..까지는 별 생각 없었어요..
속은 게이면서 겉으론 이성애자 연기하는거 그리 어렵지 않더군요.
하지만 점점 나이가 먹어갈수록 고민이 많아집니다.
장난이라도 '너 게이냐~?'하는 친구의 말에도 갑자기 가슴이 철렁하게되니까요..
어렸을때는 그저 웃어 넘길 말에, 이제는 내가 혹시 아웃팅당하지는 않을런지 소심하게 고민도합니다.
이제는 이성애자인척 연기도 하기 싫습니다.
제가 게이라는 사실보다 연극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수천배는 더 수치스럽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게이이기에 가진 섬세함 등의 능력 덕분에 가끔 게이라는게 행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남들앞에서면 전 이미 마초가 되어있습니다..
제 자신을 철저히 속이면서 살아가는 것이지요..
사실 커밍아웃을 하기엔 잃어야 할것이 너무 많아 보여서, 도무지 엄두가 안납니다..
부모님은 저에게 천상 남자라며 벌써부터 며느리 볼 생각에 들떠 계시는데..
정말 힘듭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난 게이지..'하는 생각이들면 죽고싶기도 합니다..
미래가 보이지 않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그때가,
저에게는 보이지가 않습니다...
계약결혼 같은것이 정말 존재 한다면 하고싶은 심정입니다..
여튼 이런 저런 하소연이었어요..

저같은 고민해보신 선배님들께선 어떤 방법으로 이 난관을 헤쳐가셨는지 가르쳐 주십시오..
짧은 글귀 하나가 제 인생을 바꿔놓을수도 있습니다..

그럼 안녕히..


차돌바우 2007-02-20 오전 06:26

저 같은 경우는 일지감치 혼자 산다고 선언해 버렸죠.
여전히 절 귀찮게 하기도 하기도 하지만,
혼자 산다고 선언하고, 혼자서도 잘 사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어떤 분은 부모님께 커밍아웃을 한 분도 있습니다.
전 계속 그렇게 혼자 산다고 말할 예정입니다.
견뎌내는 수 밖에.. 뾰쪽한 수는 없네요..

단비 2007-02-20 오전 11:24

1.
진실되지 못하다는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자괴감과
커밍을 했을때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충격 중에
더 무게가 나가는 쪽을 한번 고려해 보시구요...

2.
타이밍을 잘 포착하세요.
"나는 정말이지 더 이상은 숨기고는 살 수가 없는가?"
"내가 커밍했을때 상대의 반응을 충분히 예상하는가?"
"상대의 반응에 나는 대응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 나는 언제든 커밍할 수 있다 혹은 커밍할 준비가 되어 있다... 라는 생각으로
조금은 여유가 생길수 있기를 바랍니다.

3.
자신을 규정짓는 정체성은 참으로 다양하고 많이 있습니다.
피부색, 성별, 혈액형, 신앙관, 정치관...
움... 생각해 보면 나를 한 인간으로서 정의 할 수 있는 정체성은 수도 없이 더 많을 겁니다.
성정체성은 나를 나로 보이게 하는 그런 수백 수천 가지 정체성 중에서 고작 하나일 뿐입니다.
고민의 폭이 [게이로서의 나]에서 [인간으로서의 나]로 확대된다면
문제에 매몰된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와 조금은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힘내세요.

스노우맨 2007-02-20 오후 13:19

이쪽 친구 분들을 많이 사겨 보세요.
형도 좋고 동생도 좋고, 다양한 인생을 살고 있는분들의 이야기와,
인생 선배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도움이 될겁니다.
(커밍아웃 상당히 힘든거지만 시도를 해볼려면 먼저 이반쪽에서 많은 분을 알고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이 많아졌을때 커밍을 시도 한다면, 잃은건 생기겠지만 뒤에서 응원해주는 지원군이 항상 존재 한다는거 잊지마세요)

그리고 20대 초반이라면 아직은 대충 결혼에 대해서 넘기세요.
결혼까지 생각하기에는 너무 이르고 크나큰 짐인거 같네요.
"어머니 요즘 평균 결혼 나이는 30대 이상 능력이 되고 한다고 합니다" 라고 넘기시면 좋을듯..

나이 들면서 깨달음을 얻고, 커간만큼 성장해 강해지는 거니까요.

힘내세요. 세월이 해결해줄겁니다//
20대 혈기 왕성할때 그런 고민에 빠져있기보다는 멋진 30대가 되어가기전에 열심히 뭔가를 해서. 자신을 가꿀수 있을때 가꾸기를 추천 합니다.



---
그리고 계약결혼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주로 게이커플과 레즈비언 커플과 하는거구요.
실제로 그렇게 하는분도 봤습니다. 하지만 추천해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부모님의 눈을 속이고, 비록 사랑하지는 않아도 조건에 대한 만족은 있지만.. 태어날 아이에 대한.. 상처. 성장하면 할수록 깊게 새겨지는 상처는 어떻게 할수 없으니까요

유린아 2007-02-22 오전 01:02

죽고싶으면 그건 세상 살 자격 없어요 ! 그런 생각 하지마세요.
그리고여 이성애자인척 하는거요 수치스러워할필료없어요 !
세상에 진실많있을순없거든요 .
세상 사람들 중에 거짓말을 한사람은 한명도 없어요 !
지금 님이하시는 연극은 그냥 장난으로 하는 거짓말일뿐이에요.
님이 이성애자인척해서 남이 피해본적있어요? 없죠 ~~~ !
남들 떄문에 힘들어하지말고 자신의 의견대로 살면 되는거에여 !
님에게는 지금 용기가 가장 절실한것 같네여 ^^ 용기내시고여 힘도 내세여 ^^

단비 2007-02-22 오전 09:18

살다보면 힘들때도 있고, 또 너무 힘들면 죽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죽고 싶을 때가 있다해서 살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건 과했다고 생각합니다.
수치스러워 할 필요를 느껴서 수치스러워하는 게 아닙니다.
그저 그것이 본인에겐 수치스럽다고 느껴지면(필요와 상관없이) 수치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유린아님은
타인이 힘들다고 올린 사연을 단숨에 연극 따위나 장난으로 간파(?)할 만큼
직관력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설령 그런 직관력을 지녔다해도 그런 표현을 서슴없이 하는 것은
이 사연을 올려주신 분께 더 큰 상처를 주는 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자신의 사연을 여기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을지도 모르거든요.

지금 용기내어 사연을 올리신 것처럼 다시 한번 용기내시라고
말하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미치거따 2007-12-15 오전 00:45

나랑 똑같애..
이성애자인척 하기..
..
무력감., 자괴감.
아..........................................

왜 이따구로 태어났을까
가끔 지나가는 남자보면
넌 게이 아니어서 좋겠다
이런 생각 드는 이 저주스런 인생.

친한 후배가 형 죽을만큼 힘들어요 하면서
고민털어놓을때
속으로
그래도 넌 게이 아니자나 임마.
하는 내 자신을 보며
정말
저주다
이건
저주야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