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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우 2011-01-24 10:33:18
+2 682
안녕하세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확신을 얻기 위해서 입니다.
저는 한 친구를 열렬히 사랑합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그렇지만 그 친구와 저는 남자입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란 걸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친구를 볼 때면, 그 친구밖에 안 보이고, 제 마음을 억제할 수 없어서 제가 느끼기에도 사랑표현이 과다한 것 같습니다. 자제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학교에서 그 친구와 저와 커플이라는 소문과, 그리고 제가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도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씩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저에게 동성애자냐고 물어보면, 차마 거짓말을 할 수 없어 웃어넘겨버리곤 합니다.
제가 이 정도 까지 간 것은 그 친구의 태도도 한 몫을 했습니다.
그 친구의 외모보다도 저를 자꾸 사랑하게 만드는 이유는 바로 그 친구의 태도 덕분입니다.
저는 다른 동성 친구들하고 어쩌다 손을 잡으면 조금 기분이 안좋고 해서 금방 풀어버리는데, 전혀 동성친구에게서 이제까지 그런 사랑의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그 친구 손을 잡으면 뭔가 따뜻한 느낌이 가슴속 부터 차오르는게 자꾸 손을 잡고 쓰다듬게 되고, 안아주게 되고, 얼굴을 맞대고 있기도 하고, 얼굴을 꼬집기도 합니다. 그러면, 그 친구는 저를 피하지 않고, 서로 쓰다듬어주고, 안아달라고 하고, 계속 저를 찾아오고, 그럽니다.
그래서 저는 그 친구도 좋아하는구나 하고 여겼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 친구가 동성애자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친구가 워낙 착하고, 이해심이 많아 제가 동성애자인줄 알고, 자신을 좋아하는 것도 알고, 그래서 저에게 상처주지 않으려고, 그러는 척 하는 것 같은 생각이들자.
굉장히 미안해졌습니다. 그 동안 얼마나 불쾌하고, 혐오스러운 생각이 들었을지 생각하면...
그래서, 저는 이번 겨울에 최대한 다른 친구처럼 대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때 커밍아웃도 해 볼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 동안의 그 친구의 태도를 미루어보아 (글을 읽어보시셨을때) 그 친구가 혹시 동성애적 기질이 있는건지 궁금합니다. 제가 나중에 고백을 할때 까지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박재경 2011-01-26 오전 01:29

안녕 하세요 성연우님 반갑습니다.
자신의 고민을 솔직하게 고백하신 용기에 대해 박수와 함께 위로를 보냅니다.
나 아닌 타인을 갈구하고 열망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은 인간적인 것이고,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을 통해서 나와 타인들 그리고 인간 내면의 본질에 대해
깨달아가고 성장해 갑니다. 그 만큼 삶을 풍부하게 살 수 있는 근원적인 에너지가 될 것
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 합니다. 또한 특정 대상에게 향한 사랑이라는 강력한 에너지를
삶의 다른 요소들에 끌어 들이면, 매우 멋진 성공을 이룰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님의 질문의 요지는 친구를 향한 감정과 사회의 잣대로 자신의 감정을 거부하고 싶은 생각에서 오는 갈등과 친구가 나와 같은 성적 지향 혹은 성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해되어 집니다.
이야기를 풀어가기 전에, 글을 읽는 동안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님 스스로 부끄러워하거나
죄책감을 가지고 있지 않나? 그래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자꾸 외부의 기준들에 맞추어
잘못되었다고 부정하고 자기검열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성 정체성 혹은 게이적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해봅시다. 자신의 성 정체성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사실 본인이 가장 잘 압니다. 때문에 자신의 감정적, 낭만적, 정서적, 성애적으로 생물학적 성이 같은 대상에게 끌리는 경우, 자신의 내면을 잘 관찰하고 탐구하면서 일시적인 끌림이었는지? 지속적인 끌림인지?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고민의 강도에 따라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탐구를 시작하는 시기와 기간은 다를 수 있고, 일부 사람들은 평생에 걸쳐서도 찾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장에 힘이 들지라도 우리는 자신의 내면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자신의 성 정체성에 관계없이 주변의 기대와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 거짓으로 말과 행동을 하는 것 즉 게이적 감정을 속이고, 이성애인양 거짓으로 말과 행동을 꾸미면, 우리는 언젠가부터 자기감정과 생각을 부정하게 되고 스스로를 나쁘다고 평가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의 반복은 스스로를 비하하게 만들고, 때로는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위협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내면의 소리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표현할 필요가 있습니다. 친구에게 다정하게 표현했던 스킨쉽이 매우 좋은 사례입니다. 우리는 상호간에 다정한 스킨쉽 혹은 친밀한 교류를 통해서 사랑이든지 혹은 우정이든지 깊어지고 신뢰감들을 쌓을 수 가 있습니다. 물론 다정함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나의 욕구와 상대방이 수용가능하거나 혹은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서 충분히 심사숙고하고,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이루어 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친구분에게 다정한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님의 진실한 감정의 표현이고, 친구를 충분히 존중하고 배려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그것에 대해 부끄러워하거나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친구와의 교류가 좋으면서도, 마음 한켠에 불쾌하고 혐오스런 생각이 있다면, 혹은 타인들이 그렇게 생각할 거야 라고 추측하고 있다면, 그것은 님 스스로도 동성애와 동성애자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지식없이, 소위 주류라고 말하는 이성애 중심주의 사회 인식을 이미 학습하여, 동성애와 동성애자에 대해 내면화된 혐오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 합니다.

사랑과 우정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요.
대부분의 성 소수자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인지하고 확립하기 까지는 앞서도 말했지만,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시간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그 과정동안 우리는 다양한 부정적일 수 있기도 하고, 긍정적일 수 있기도 한 감정과 경험들을 하게 됩니다. 경험 중 하나는 친구든, 동료든, 선생님이든 등 주변의 누군가를 향해 열렬히 갈구하고 열망하는 과정입니다. 그런 경험들은 당시에 우리를 힘들게 하고, 반복적인 실패감에 절망을 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긴 인생의 과정을 생각 한다면, 그런 경험 역시도 미래에 더 나은 나를 위해 혹은 더 행복한 나를 찾아가기 위한 과정의 한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님도 경험해 보셨겠지만 “ 이런저런 행동과 말을 하면, 게이야” 라고, 다른 사람의 성 정체성을 미리 예측하고 속단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합리적이지 못하며, 폭력입니다.
성 정체성은 타인에 의해서 추측되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본인 그 자신이 모든 외부적 속박과 압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인간 존재로서 발견해야 하며, 때문에 우리는 모든 사람의 다양한 성 정체성을 축복하고 환영해 주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님이 하고 싶은 질문은 대답하기가 부적절할뿐더러, 폭력적인 질문이라고 생각 합니다.
개인 대 개인의 사랑이든 혹은 우정이든지 둘 다 넓은 범주에서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사랑 혹은 우정이 지속적일 수 있게 하는 일은 실제로는 매우 어려운 이며, 둘다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 됩니다. 즉 둘 다 상호 존중과 배려 그리고 신뢰를 근본으로 하며, 이를 위해서는 단지 내가 좋아하는 감정, 그리고 내가 표현하는 행동 등 보다는 좀 더 세밀한 노력들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고민 글을 읽어 보면, 님의 감정과 행동의 진실함은 보이지만, 감정에 대해서 말로 표현해 본 적이 없기에, 친구분에 대해서는 “ 이 아이도 날 좋아하지 않을까!” 정도이거나, “ 이 친구가 이성애자이므로, 나의 이런 생각과 감정을 알게 된다면, 분명 나를 싫어하게 될 거야!” 라는 정도로 친구분의 생각과 감정을 짐작하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어찌되었던 이런 태도는 사랑 혹은 우정이든 상대방과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맺어가는 방식에 있어서, 합리적인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친구와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토론해보고, 함께 책도 읽어보면서 진지하게 무엇인가를 탐구해보면 어떨까요? 친구분에게도 인간적인 고민, 또래 친구들 같은 고민 등 다양한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친구가 나를 좋아해 줄 것인가 말 것인가? 혹은 내 감정을 알게 된다면,
나를 싫어할 것인가? 혹은 거절당할 것인가? 하고 현실적이지 못한 감정으로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은 사랑 혹은 우정 둘 다 참다운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자신은 있는데, 타인에 대한 그 어떤 배려도 없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질문에 확실한 답을 못 드려 죄송합니다. 이해 바랍니다.
행운을 빌어요

박재경 2011-01-26 오전 01:35

학교내에서 동료 학생과 교사에 의해서 님이 겪은 경험은
사소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깊게 고민해보면 충분히 폭력이고 혐오를 보이는 태도 입니다.
그런 말들에 대해서 당당하게 대처를 하시되, 선생님들중 본인이 충분히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선생님이 계시다면, " 주변 동료와 교사가 나에게 게이야! 혹은 기타 등등의 말을 하는데, 그런 것들이 왜 본인에게 상처가 되고 힘들게 만드는지" 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씀하시고,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겠는지 혹은 개선을 위해서 다시는 그런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씀하면서, 방법을 선생님과 상의를 해 보면 어떨까요?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선생님에게 우리 단체를 소개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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