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게시판

title_Counseling
- 게이컬처홀릭(친구사이 게이컬처홀릭 편집위원회 저) 에서 발췌.
- 미자언니 : 1958년생. 일명 왕언니. 게이 커뮤니티에서 잔뼈가 굵었으며 경험으로 얻은 지식을 체화하여 입바른 소리 잘 하기로 유명하다.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다고 착각하고 있는 점을 제외하면 꽤 괜찮은 상담가다.)

오른쪽에 귀걸이를 하는 것이 게이의 표시라면서요?
좋은 질문이지만 유행에는 살짝 뒤쳐진 질문이네요. 남성들에게 귀걸이가 유행하기 시작한 건 1960년대 히피문화 및 게이 하위문화(subculture)의 성장과 유관합니다. 한때 미국에서 스트레이트는 왼쪽, 게이는 오른쪽에 피어싱이나 귀걸이를 하는 게 유행인 시절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전혀 상관없습니다. 핑크색 남방이나 가죽 자켓, 스키니 진 등 흔히들 게이들만의 패션스타일로 간주하는 아이템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성애자건 동성애자건 양성애자건 트랜스젠더건 꼴리는 대로 입고 다니세요. 만약 이런 복장들을 착용하는 게 두렵다면 당신의 내면에 있는 호모포비아부터 고치는게 순서일테고요.

청소년기의 동성애는 운동으로 해결 할 수 있을까요?
어라, 아직도 이런 올드한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나요? 과거 동성애상담실에서 자주 접할 수 있었던 답변인 이런 의견은 여성적인 성향이 게이를 만든다고 추측하여, 남성적인 행위인 운동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간주하는 무리한 비약입니다. 저만해도 학창시절에는 학교 대표로 육상선수까지 했었다니까요. 또한 이러한 의견은‘성’이란 성인들만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청소년기의 성을 부정하는 고정관념이기도 하지요.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동성애는 치료하거나 전향해야 할 성질의 것은 아닙니다.

게이들은 공 던지기(혹은 축구나 기타 운동)를 못하던데요?
이성애자건 동성애자건 남성들 중에서‘여자처럼 공을 던진다’는 말을 들어본 사람은 꽤 있을 겁니다. 반면 여성들 중에 축구를 잘하거나 공을 잘 던지면 남자가 아닌가 혹은 레즈비언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었을 테고요. 해부학적으로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간 어깨구조의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공을 던지는데 사용하는 근육 등은 남녀가 다르다고 생각되는데 이는 어려서부터의 학습에 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참고로 운동선수들 중에도 동성애자는 많습니다. 커밍아웃한 수많은 프로 운동선수들이나 성소수자들의 올림픽인 게이게임즈 등은 위 질문이 우문이라는 걸 반증하는 예가 되겠네요.

게이들은 탑과 바텀으로 혹은 남성 역할 여성 역할로 나눠지겠죠?
우선, 탑과 바텀은 여성적이거나 남성적인 성적 역할에 의해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 행위를 함에 있어, 더 많은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위치의 선호일 뿐입니다. 물론, 삽입의 수동과 피동에 있어서 오는 행위의 역할 분담은 있을 수 있으나 행위는 행위일 뿐입니다. 그리고 삽입성교를 하지 않는 게이들도 많습니다.
제가 만나본 게이들 중에는 저처럼 탑과 바텀의 위치 모두를 즐기는 이가 많더군요. 후훗. 제 테크닉이 너무 뛰어나서 일까요? 아무튼 동성애자를 단 두 부류로, 그것도 남성 역할과 여성 역할로 나누는 것은 이성애자 중심의 사고방식일 겁니다.

마돈나(혹은 기타 퀴어아이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게이인가요?
왕년의 뮤지컬스타 쥬디갤런드를 위시로 바브라스트라이샌드, 카일리미노그, 셰어, 마돈나, 한국의 엄정화에 이르기까지 게이아이콘으로 알려진 연예인들은 많습니다.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드라큐라, 배트맨 등이 게이아이콘으로 유명합니다. 마돈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게이일 확률이 높을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마돈나를 좋아한다고 다 게이는 아니겠지요. 그럼 가이 리치는 게이인가? 개인적으로 그러면 좋겠네요.

게이들은 다 석호필이나 리키마틴처럼 꽃미남이다?
흠, 저 역시 게이들이 다 꽃미남이었으면 좋겠어요. 근데 석호필이나 리키마틴 같은 게이들 뿐 아니라 이성애자 연예인들 중에서도 꽃미남은 많지 않나요? 주류가 비주류인 소수 그룹을 바라볼 때, 모든 측면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눈에 띄는 일부분만을 선택해서 보기 쉽습니다. 그러한 습성 때문에 소수자들은 다수자들의 편견에 부딪칠 때가 많겠지요. 게이들이 다 석호필이나 리키마틴처럼 꽃미남이라는, 어떻게 보면 긍정적인 이런 편견 역시 언론이나 영상매체 등을 통해서 부각되었던 특정 인물에만 집중했기 때문이겠죠. 다른 어느 그룹들처럼, 게이그룹 안에는 저 같은 꽃미남도 있고 추남도 있답니다.

게이들은 에이즈 및 성병을 전파시키지 않나요?
노노노! 설마 얼마 전 ㅈ일보에 난 허무맹랑한 기사를 보고 그대로 믿으신 건 아니겠죠? 1980년대 초, 서양에서(특히 미국) AIDS의 유행은 대도시에 자리 잡고 있던 성소수자 커뮤니티, 특히 게이남성들이 사회로부터 처음으로 집중 조명 받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AIDS는 기독교계나, 보수세력이 게이들을 비난할 때 정치적으로 이용되었고요. 결국 지금까지도 AIDS나 성병은 게이커뮤니티를 논할 때마다 부정적으로 선택되어 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것처럼 사용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하지만 에이즈는 성별이나 정체성에 상관없이 보균자 및 감염인과의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 시 감염될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서 쉽게 감염되는 바이러스도 아닙니다. 말도 안 되는 그 신문은 신발장 정리할 때나 사용하시고요, 이 책의 박스기사 ‘게이가 본 언론 4’이나 이 책의 부록에 나오는 HIV관련 단체를 한번 방문해보세요.

게이들은 전부 패션 감각이 뛰어난 것 같아요.
일반인들이 게이들은 패션 감각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들 중 많은 이들이 게이이고 게이아이콘들이 패션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거예요. 물론 게이들이 감수성이나, 미적,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연구는 많이 이루어져 왔고, 그 배경에는 자라온 환경이나 사회적 영향이 크다는 심리학적 측면의 연구도 있습니다. 또한 게이들은 이성애자들에 비해 자신을 관리하는데 시간이나 노력을 투자하는 경우가 많겠죠. 근데 학문적 연구를 떠나서, 일반인들이 게이의 패션감각을 높이 사는 이유는 성정체성이 벽으로 작용하지 않는 패션계에서 차별 없이 능력을 펼친 게이들의 노력이 빛을 본 결과일 것입니다. 솔직히 저 같은 경우에는 패션에 별로 관심도 없고 패션감각도 꽝이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츄리닝만 걸치고 나가도 패션모델로 착각하더라고요. 후후훗.

게이들은 무조건 남자면 다 좋아하지 않나요?
예전에 제가 어떤 이성애자인 남성에게 커밍아웃을 했더니 자기를 좋아하는 거로 착각하고 겁에 질려 도망치더군요. 나 원 참. 이성애자 남자들은 길이나 전철에서 만나는 모든 여자한테 나이, 외모, 체형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사랑에 빠지나요? 이성애자 여자들도 세상 모든 남자한테 곧장 넘어가나요? 짝사랑에 대한 노래랑 이야기가 시공간을 불문하고 수도 없이 나오는 걸 보면, 오히려 그 반대가 진리 아닐까요?
실제로 게이들의 취향은 굉장히 다양하고 세밀합니다. 예를 들면 뚱뚱한 사람만을 좋아하는 게이도 있고 마른 사람만을 좋아하는 게이도 있으며 남성성이 많은 사람을 좋아하는 게이도 있으며 반대로 여성성이 많은 사람을 좋아하는 게이도 있습니다. 이처럼 게이들의 성향이나 취향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남자면 무조건 좋아할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은 그릇된 편견입니다. 그러니 이성애자 남성들이여, 착각하지 마시길!

동성애는 치료받을 수 있는 정신질환 아닌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동성애는 질병으로 분류되지 않으며, 따라서 동성애 자체는 치료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과거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앨런 튜닝(이 분도 게이였다는 거 혹시 알고 계셨나요?)이 성적 지향 전환 치료 중 안타깝게 자살한 예에서도 보이듯이, 동성애를 치료한다는 가설은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고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뿐이랍니다. 제가 공부를 좀 했는데요, 1997년과 1998년에 걸쳐 미국의 심리학회, 정신의학회 및 상담학회는 동성애적 성향에 대해 혐오와 죄책감을 강요하는 치료를 제외하도록 권고하였고, “동성애는 정신질환이 아니기에 전환할 필요가 없다”는 점과 “동성애로 인한 문제는 사회의 편견과 차별에서 기인 한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답니다. 물론 어떠한 사회적 스트레스나 외부환경에 의해 심적 고통을 겪는 사람이 있을 수 있듯이, 성정체성과 관련 사회적 낙인과 편견으로 심정 고통을 겪는 사람들은 있을 수 있고 이런 경우 심리 치료를 받을 수는 있겠지요. 어때요? 이제 치료해야 할 것은 동성애가 아니라 사회적 낙인과 편견이라는 거 아시겠죠?

게이들의 가정환경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게이들은 폭력적 아버지 혹은 애착이 강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게이들 중에는 막내가 많다. 혹은 장남이 많다.’는 등 동성애자의 가정환경을 둘러싼 편견은 꽤 많습니다. 근데 그게 사실이라면, 한국처럼 가부장적이고 애착이 강한 어머니가 많은 사회에서라면 전세계에서 한국에 게이가 가장 많아야 하지 않을까요? 네? 질문을 철회한다고요? 당연히 그러셔야죠.
부연하자면 이와 같은 편견들은 게이가 되는 것이 후천적인 외부 요인에 의해 발생된다는 관점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또한 무언가 비정상적인 것, 고쳐야 할 것이라는 관점이 전제되어 있고요. 이에 대한 설명은 아래 '동성애는 선천적인가요? 후천적인가요?' 질문에서 자세하게 답할게요.

동성애는 청소년들이 모방하거나 학습할 우려가 있으므로 대중문화나 매체에 노출되어서는 안 된다?
오오, 또 비슷한 질문이네요. 개 풀 뜯어먹는 소리 하지 마세요. 굉장히 평범한 이성애적 환경에서 평범한 교육을 받고 자란 제가 뼛속까지 게이라는 건 동성애가 학습된다는 논리로는 설명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호모포비아를 갖고 있는 이들 혹은 일부 종교집단에서는 동성애가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죄이며 전염 혹은 학습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학습되는 것이 아니라면 동성애자가 왜 갑자기 늘어나느냐는 거죠. 과거에는 눈에 띄지 않았던 동성애가 텔레비전이나 영화 같은 매체에 많이 등장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는 사회적 소수자로서 탄압받아 왔던 동성애자들이 오랜 세월 인권을 위해 노력한 끝에 얻어낸 결과물이며, 동성애자들이 더 크게 하고 싶은 말을 할 뿐이지, 갑자기 그 숫자가 많아진 것은 절대 아닙니다.
동성애를 청소년들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것 역시 앞서 설명한 대로 청소년의 성을 부정하고 나아가서는 청소년의 인권을 무시하는 폭력적 주장에 불과합니다.

동성애는 선천적인 건가요, 후천적인 건가요?
정답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네네, 며느리도 몰라요. 다만, 이성애가 존재하듯 동성애 역시 과거에도 존재했고 현재 당신 곁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존재할 것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사실상 동성애의 원인을 밝히려는 질문은‘무엇이 어떤 사람을 동성애자를 만들고 어떤 사람은 이성애자로 만드는가?’라는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왜 동성애자가 되는지에만 관심을 가지고 그 원인을 찾으려 합니다. 이러한 시도는 동성애를 질병이나 장애라고 보는 시각, 또한 고치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이성애자들은 스스로 자신이 언제부터 이성애자가 되었는지 원인은 무엇인지 따지지 않습니다. 이는 이성애를 자연스럽게 보기 때문이겠죠. 이성애가 자연스러워 보이는 딱 그만큼, 동성애도 자연스럽답니다.

게이들은 성욕이 왕성하고 성적으로 문란해 보여요.
글쎄요, 당신이 만나본 게이들이 모두 자양강장제나 정력제를 복용하나보죠?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게이들은 결혼이라는 사회적 틀에 속해있지 않고 싱글로 지내는 시간이 많으므로 성적으로 활발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살아가는 동안 다양한 인간관계를 모색하고 실천할 수도 있을 거고요. 그런데 이런 견해의 이면에는 동성애자들과 관련한 성병에 대한 편견이라던가, 대중매체가 보도하는 동성애자와 관련된 내용이 성에 관한 것만 집중되고 있다 사실이 숨어 있지는 않을까요? 혹시 당신은‘게이’하면 일단 섹스부터 연상하지 않나요?

게이 커플은 오래 가기 힘들다?
앞 질문과 비슷한 질문이네요. 솔직히 그리고 정확히 답하자면, 게이커플은 관계를 해소하는 데 있어서, 결혼이라는 제도에 속해 있는 이성애자들에 비해 자유롭다.’라고 말할 수는 있겠네요. 이성애자들의 경우 커플관계를 맺게 되면 둘만의 사랑 이외에도 주변의 다양한 사회적 지지 혹은 구속을 받게 됩니다. 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상담할 사람도 많고, 주위에 롤모델도 많을 테지요. 하지만 성소수자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관계를 맺는 일, 어려움을 이겨내는 일, 혹은 헤어지는 일까지도 오로지 두 사람의 힘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그것도 남들의 시선을 피해서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아는 게이들 중에는 십 년 넘은 장수 커플들도 제법 많답니다.
그나저나 자녀가 있는 기혼자들 중에‘내가 애만 아니었으면 이 웬수랑 당장 헤어질 텐데...’라고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 있으세요?

게이들에게는 '게이다 gayda'가 있다면서요?
게이다? 게이들끼리 서로를 알아보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지요. 혹자는 옷차림, 헤어스타일, 말투, 손동작, 시선 등으로 누군가가 게이일까 아닐까를 추측하며 술안주 삼는 이들도 있더군요. 어떤 커뮤니티에 속한 멤버는 그 커뮤니티의 특성을 잘 알고 있기 마련이므로, 섞여있어도 그 커뮤니티의 멤버를 더 잘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게이다’는 모든 커뮤니티가 가지고 있을 법한 그런 특성을 게이에 적용시켜 파생된 용어인 듯 싶습니다. 해외에서 한국관광객이 눈에 띄고 서로 잘 알아보는 것도 비슷한 이치가 아닐까요? 사람들이 저를 보고 ‘게이일 줄 알았다.’,‘너는 걸어다니는 커밍아웃이다.’ 이런 말을 하기도 하더군요. 하지만‘게이다’란 주로 외모나 행동에서 받는 주관적 느낌이 기준이 되는 추측이므로 맹신하면 개망신 당하는 수가 있습니다.

게이들은 생물학적인 여성이 되고 싶어하나요?
미자언니 - 저런, 공부 좀 하셔야겠네요. 스스로를 생물학적 여성으로 인식하는 사람은 트랜스젠더. 실제로 성전환수술을 받은 트랜스섹슈얼(성전환자)라고 합니다. 본 책의 용어사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근데 왜 게이들은 여장하는 걸 좋아하나요?
트랜스베스타잇Transvestitie은 성정체성의 하나라기보다는 상대 성의 의상을 즐겨 입는 성향의 사람을 말하는 것이고요. 최근에는 정신의학적 용어에서 시작된 트랜스베스타잇보다는 크로스드레서(cross dresser) 라는 말이 더 자주 사용됩니다. 여장하는 이들 중에서 이성애자도 많습니다. 게이의 성을 가지고 여장하는 걸 좋아할 수는 있겠지만, 여장을 좋아한다고 게이는 아닙니다.
저요? 저는 쌩얼이 아름답기 때문에 여장은 좋아하지 않아요. 다만 이분법적인 성구별을 갖고 놀기 위해서 드랙을 하면서 놀기는 해요. 당신들이 생각하는 남성과 여성의 구별이라는 게 얼마나 가변적이고 불안한 것인지 느껴보라고, 놀아보는 거죠. 같이 해보실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이들은 여성적이고, 레즈비언들은 남성적이지 않나요?
정말 집요하군요. 그렇다면 여성적인 이성애자 남성과 남성적인 이성애자 여성들은 어쩌라고요? 좋습니다. 한 번 더 설명해 드릴게요. 우리는 어릴 때부터‘사내애가 계집애처럼~~’ 또는 ‘여자애가 이렇게 해야지’식의 말들을 자주 경험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부지불식간에 이러한 사회적 강요를 내면화하여 자신과 타인을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으로 구분하며 이에 맞지 않으면 거부하거나 불편해하기도 하겠지요. 당신도 그렇지 않나요?
여성성과 남성성을 무 자르듯 나누는 것은 사람들의 다양한 개성을 무시하고 틀에 박힌 방식으로 살도록 강요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게이 레즈비언 뿐 아니라 이성애자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이성애자인 당신이 자신의 몸에 잘 맞지도 않는 전통적인 성 역할에 집착하는 대신, 융통성 있는 성 역할을 받아들인다면 보다 행복해 질 수 있을 거예요. 정말로요.

게이들은 우울하게 산다 VS 게이들은 파티를 좋아한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게이 커뮤니티의 어떤 모습이 현대 대중매체에 더 많은 조명을 받느냐를 생각하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는 게이는 대중의 관심을 끌지 않을 테고 조금은 더 자극적인, 극단적으로 우울하거나, 화려한 파티를 즐기는 게이들이 게이 커뮤니티를 대표해서 소개되는 경향이 있겠지요. 물론 우울한 게이도, 화려한 파티를 즐기는 게이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들이 게이 커뮤니티를 대표한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제가 아는 모든 게이들은 모든 이성애자들과 마찬가지로 가끔은 우울하고 때로는 파티를 즐기며 일상에서는 평범한 생활을 누리고 있습니다. 당신처럼요.

게이들은 누구나 항문성교를 한다?
게이는 성정체성이지, 특정 행위로 대표될 수 없습니다. 항문성교를 하지 않는 게이도 많이 있으며, 이성애자들 중에서도 항문 성교를 즐기는 이들은 많습니다. 다시 말해, 게이는 누구나 항문성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게이들 중에는 이성애자들과 마찬가지로 항문성교를 즐기는 이들도 있다고 말하는 게 올바른 표현입니다.
저는 어떠냐고요? 꽤 무례하군요. 자기의 성은 아주 비밀스럽게 여기면서 게이들의 성에 대해서는 편견을 갖거나 쉽게 말하는 당신. 당신의 은밀한 성적 판타지나 성생활부터 털어 놓아 보실래요? 소문내지는 않을게요.

성경에 동성애는 죄악이라고 했으므로 기독교인 중에는 게이가 없겠죠?
종교는 본인의 의지에 따라 선택하는 것입니다. 게이들이 기독교인이 될 수도,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동성애를 배척하는 분위기가 대다수인 기독교계에서 동성애자로 살아가기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기독교 커뮤니티 안에 동성애자의 수가 비교적 적거나 있더라도 노출되지 않을 수는 있을 테죠. 분명한 것은, 기독교의 교리가, 혹은 종교의 힘이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바꾸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기독교인 게이를 보기 힘든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겁니다. 게이 교인을 환영하며 동성애를 죄로 생각하지 않는 기독교의 종파도 있답니다. 모쪼록 우리 사회도 기독교와 동성애를 둘러싼 많은 오해와 갈등이 치유되고, 화합하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후훗, 나 꽤 말 잘하지 않나요?

언론의 보도나 범죄기사, 영화등을 보면 게이들 중에는 Paedophilia(소아성도착자)가 많은 것 같던데요?
츳츳, 저급한 영화를 너무 열심히 보셨군요. 이러한 편견은 게이=문란, 퇴폐, 없어져야 할 존재 VS 소아=순수,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음이 분명합니다. 이러한 전제를 가지고, 양 극의 가치로 대표되는 소아와 게이와의 상관관계를 찾으려면, 악한 게이에게 겁탈 당하는 소아의 그림이 그려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하지 않을까요? 이런 시각은 과학적으로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을뿐더러 다분히 호모포비아 적인 전제와 논리가 빚어낸 대표적인 편견의 예일 거예요.

동성애자들은 왜,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나요?
말하지 않으면 모르니까요. 게이 레즈비언들은 인종이나 성별처럼 눈으로 구별할 수 없잖아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간직한 내면의 진실과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하나가 되어야만 뚜렷한 자신을 확립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가족이나, 친구, 동료뿐 아니라 무심하게 묻는 택시기사의 평상적인 질문에도 솔직해질 수 없다면,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가질 수밖에 없겠지요. 또한 본인이 느끼는 사랑과 신뢰를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쌓여 결국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을 해칠 것이고요. 그래서 동성애자들은 자신을 밝힐 준비를 하게 됩니다. 자신을 숨긴 채 죄책감, 수치심, 고통 속에서 지내는 대신에 당당하고 솔직하게 살기 위해서 비이성애적 성정체성을 공개하는 일, 즉 커밍아웃은 개인의 삶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니 주위에서 혹시 커밍아웃을 하는 친구나 가족 동료가 있다면 꼭 같이 축하해주세요. 물론 호들갑스럽게 떠들거나 선전할 필요까진 없겠지만요. 커밍아웃이라는,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서 당신과 그 사람 모두 삶의 질이 높아지고, 삶의 목적이 더 분명해 지게 될 거예요.

동성애자들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의무도 다하지 않으면서 왜 권리만 주장 하나요?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의무라뇨? 세금도 내고 병역의 의무, 직장생활도 잘 하고 있는데요? 혹시 사회구성원의 재생산을 말하는 건가요?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양육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결혼과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것이 모든 사회 구성원의 절대적 의무는 아니며, 동성애자가 아닌 사람들 중에도 결혼을 선택하지 않거나, 결혼 유무를 떠나 아이를 낳지 않고 사는 이들도 많다는 것부터 기억해주세요.
동성애자 권리운동은 인간이 그 자체로 소중한 존재라는 것, 단지 동성애자란 이유만으로 타인으로부터 미움을 받거나 무시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사회에서 차별을 받거나 권리를 침해당해선 안 된다는 것을 주장할 뿐입니다.
그래도 결혼해서 양육을 해야 한다고요? 좋은 제안이네. 동성 간 파트너십이나 결혼, 입양부터 보장해주세요. 그럼 제 파트너랑 진지하게 상의하고 고려해보지요.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