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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근 2015-01-02 23:59:06
+1 169

진지하게 글쓰는겁니다. 
아마 아무리 진지하게 써도  비웃는 분들은 비웃고 이런 생각하시는 분들만 
동감하실 수 있을듯... 
결혼이 장난은 아니지만 결혼을 하고싶어서가 아니라 해야만 하는 종족들이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 그렇구요.. 저는 꼭 결혼을 해야되고.. 이왕이면 성공적인 결혼을 하고... 다른분들한테도

희망이되면 좋겠고....그렇습니다...
저는 결혼은 하고싶지는 않지만 반드시 싫은것도 아닙니다...

 애도 키우고싶고..그렇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여자-남자 가 결혼해야한다는 것도 인간이 정한 규칙이지 
꼭 그런걸 따라야할 필요가 있나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결론은 저는 레즈분과 결혼해서 서로 데이트든 성행활은 자기 나름대로 하되 
가족처럼 지낼 수 있는 분 찾고싶습니다. 서로 부모님께 잘하고.. 가족모임이 우선이고... 형제자매한테도 잘하고..

저는 그럴 자신이 있습니다....

애기는 물론 상의해봐야 알지만 애기한테도 잘하고 그런거등등. 
이렇게 생활하시다가 파경에 이른 경우가 많다... 이런 분들 계시는데 
제가 알기로는 잘 지내시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뭐 꼭 위장결혼이라고 표현하기보다... 새로운 형태의 결혼이라고 하면 될것같습니다. 
가족도 새로운 형태가 어려운게 아니고... 솔직히 지금까지 이루어진 전세계의 입양이라는 것도 새로운 형태인것이고... 공동주택에서 5개 가족이 서로 돌아가면서 애기 돌봐주는 것도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아니겠습니까...저는 게이들에게 결혼이 허락이 안된다면 
레즈커플 - 남게이커플간의 결합도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라고 봅니다... 
아무튼.. 
근데 레즈분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네요....ㅠㅠ 
만난다고 해도 좋은 분 만나고 싶구요....

여기서 어떤 방법으로든 어떤 조그만 도움이라도 도움이 되주시리라 믿고 싶습니다...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재경 2015-01-03 오전 08:45

안녕 하세요. 훈근님 반갑습니다.
미래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혹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모든 사람들의 삶의 과제이자 도전인 거 같습니다.
또한 불확실한 삶에 대한 불안과 걱정, 그리고 두려움을 느끼시는 것 같아서 위로를 드립니다.

질문의 요지는 게이라는 성적지향을 수용하고 확립한 상태인데, 개인 사정상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소위 ‘정상’ 가족(녀-남 결합 혹은 이성애 결합)을 형성하면서 살고 싶고, 이에 대한 정보나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해를 했습니다.
답변을 드리기 전에 님의 개인적인 입장과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없고,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다소 불편한 답변이 되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를 바랍니다.
몇 가지 지점을 함께 생각을 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성적지향, 성별정체성과 별개로 사람들의 살아가는 방식은 다양하고, 어떤 삶을 살든 선택은 책임이 따릅니다.
아시다시피,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결정하지 못한 사람, 무성애자 등 다양한 성정체성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성소수자들의 삶의 과정은 비성소수자들과 비교하여 다르지 않습니다.
게이 커뮤니티에는 독신을 고집하는 사람, 사귀지만 동거를 거부하는 사람, 제도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지만 동거 관계에 있는 사람, 공개적인 결혼식을 올린 사람, 일 인 가족인 사람, 친구들끼리 가족을 이룬 사람들 등 다양한 형태의 관계들이 존재합니다.
궁금해 하시는 거처럼,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정상’ 가족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게이 커뮤니티에 참여를 하시는 분들, 결혼 후 커뮤니티를 떠나시는 분들, 레즈비언과 계약 결혼을 하고자 하는 분들도 종종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런 모습들 속에서 나에게 편리한 혹은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종종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맞추고자,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여 질지에 신경 쓰느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선택을 종용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삶을 살든 선택은 자신의 몫이며, 모든 선택은 책임이 따릅니다.

둘째, 우리는 선택을 할 때 자신을 방어하려는 의도와 자신을 기꺼이 알아보고자 하는 의도들 중 하나를 가집니다.
결혼이라는 제도가 없어서, 입양이 제도가 없어서, 남들이 나를 비웃을까봐, 어떤 사정이나 압박 때문에 “꼭 ~~ 해야만 해” 라는 믿음들,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믿음들은 불편한 감정이 들 때, 왜 어째서 불편했는지를 기꺼이 알아보고 스스로를 보살피기보다, 자신의 믿음들과 가진 것들을 보호하고 방어하려는 의도입니다.
불확실한 삶에 대한 불안과 걱정, 그리고 두려움을 느낀다면, 왜 어째서 그런 감정이 들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봐야 할 거 같습니다.
선택은 그 이후에 하셔도 늦지 않을 거 같습니다.
자신에 대해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선택을 하려는 것인지, 자신의 기준으로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셋째, 자신을 잘 돌보고 보살피시기를 바랍니다.
성소수자를 자녀로 둔 부모님들은 이렇게 자녀에 대해서 걱정을 고백하시곤 합니다.
“ 결국 가장 걱정되는 것은 혼자서 외로울까봐”
“ 외롭고 행복하지 않을까봐”

부모님들께서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자녀의 성공과 명성보다 행복을 바라신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행복이 주관적인 기준이여서 여러 의견들이 있겠지만, 자신을 잘 돌보고 보살피지 않는다면 혹은 타인이 외부에서 만들어준 것이라면, 혹은 내 기준보다 타인들의 기대에 맞춘 행복이어서 내가 자유스럽지 못하다면, 우리는 결코 편하게 환하게 웃을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제도화 되지 못해서 성소수자들의 삶은 제약이 존재하고, 차별과 혐오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성소수자의 삶의 행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절대적이고 결정적 요인으로 판단하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제도화 되지 못한 것과 차별과 혐오가 존재하는 것은 외적인 사실이지만, 이런 사실이 성소수자 개인의 삶의 가치, 인간성의 가치를 결정할 수 없습니다.
설령 그런 감정과 생각이 들더라도, 우리는 반문을 해야 합니다.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을 때, 비로서 자신을 돌보고 보살피기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궁금해 하시는 점에 대해서 도움이 되어 드리지 못해서 미안함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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