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당

title_Reading
1) 한겨레신문에
가끔..(한 주에 한 번?)
이주의 리트위트(RT)란 코너가 있거든요.

잠깐 생각에 잠겨볼 만한 글이 있길래 옮겨 봅니다.

@mape112
"당신은 게이입니까?" 마이클 잭슨은 여기에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 뒤 카메라를 끄자,
"난 게이가 아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수백만의 게이 팬들이 있다.
그들이 나를 게이라고 생각한다면 난 아무렇지 않고, 누구도 공격하고 싶지 않다."

2) 친구사이 고문이시기도 한 김조광수 감독님이
한겨레신문에 '김조광수의 마이 게이 라이프'란 글을 연재하는 거 아시죠?^^

이번엔 '커밍아웃'과 관련된 글을 쓰셨네요..

커밍아웃 못한 친구의 죽음
[매거진 esc] 김조광수의 ‘마이 게이 라이프’  

‘티나’라는 이반(異般·동성애자들이 스스로를 부르는 말) 이름을 가진 후배가 있었다. 티나는 요리를 잘하는 친구였다. 서울 충정로 근처에 작은 스파게티집을 운영하던 녀석에게 게이 친구들은 ‘스파게티나’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고 그걸 줄여서 티나라고 불렀다. 녀석은 티나라는 이름이 촌스럽다고 투덜거리기도 했지만 어느새 익숙해졌고 나중엔 정겹다고 좋아했다.
티나는 경북 영주가 고향이었는데, 영주에서도 시내가 아니라 시골 쪽이어서 우리는 그를 시골 게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짐작하겠지만 그는 고향에서 게이라는 사실을 밝힐 수 없었다. 시골 노인들은 게이라는 단어도 몰랐을 것이고 어느 집 숟가락이 몇 갠지도 다 아는 그런 마을에서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드러낸다는 건 그 공동체를 떠나야 하는 일이었을 테니까. 그런 시골 게이 티나가 동성애자라는 걸 드러내고 살기까지 30년이 넘게 걸렸다. 스무살 초반에 서울에 올라온 티나는 소문으로만 듣던 이태원과 종로의 골목들을 뒤져 게이바를 알게 되었지만 그곳에서 만난 게이들은 하룻밤 상대는 될 수 있을지언정 친구가 되어주지는 못했다. 게이바를 드나든 지 10년이 넘은 어느 날 종로의 포장마차에서 게이인권운동을 하는 친구를 만나면서 티나의 운명은 바뀌었다.

노래방에 가면 마이크를 놓지 않을 정도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던 녀석은 게이들로만 구성된 합창단 ‘지-보이스’에 가입을 하게 되고 그 합창단 공연에 함께하면서 자신이 게이라는 걸 사람들에게 드러내게 되었다. 퀴어 퍼레이드가 열리는 서울 한복판의 큰 무대에 서기도 했고 대구 공연에는 어릴 때 짝사랑하던 친구 부부를 초대하기도 했다. 더이상 골방에 틀어박혀 눈물로 밤을 지새우지 않아도 되었고 동성애자로 사는 것에 대한 자책도 사라져갔다. 친구들도 많아지고 웃음도 많아졌다. 그렇게 지-보이스 단원으로 활동했던 기간을 녀석은 “내 인생의 황금기”라고 불렀다. 그렇게 황금기를 구가하던 티나가 병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이맘때 세상을 떠났다. 그에게 황금기는 고작 2년이었다. 죽기 며칠 전 그는 가족들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그제야 가족들은 티나와의 사이에 놓여 있던 두꺼운 벽이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었고 언제부턴가 확 달라진 이유도 알게 되었다.

며칠 전 티나의 1주기 추도식이 있어 그가 잠들어 있는 납골당에 갔다. 가족들과 게이 친구들 여럿이 모였고 영정 속의 그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가족들은 더 일찍 커밍아웃을 하지 못하고 떠난 것을 아쉬워했다. 짧게 살다 간 인생, 한번뿐인 인생, 가족들과 더 허물없이 지내다 갔으면 하는 마음에다 티나의 공연에 박수를 보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몇 년을 더 살다 갔다면 공연에 가족들도 초대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혹시나 나 편하자고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게 아닐까 싶어 커밍아웃하지 못하고 주저하던 녀석이었는데, 가족들 마음은 그랬다. 다른 세상에서라도 그가 그걸 알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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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지난번 모임에서
하모니가 물어보더라구요.  
'게시판에 보니까 지속적으로 커밍아웃을 하고 있나 봐요?'

'넵!^^ 계속 하고 있는 중이지요!'
최근 커밍아웃에 대해 잠깐 생각해볼 기회가 있었어요.
음..

일단 제게 커밍아웃은
제 자신에 대한 일종의 위로의 의식인것 같아요.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자,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
뭐, 이런 말에 깊이 공감하면서 사는 편이거든요..
이번 책모임에서 김두식 교수가 말했던 인권에 대한 생각,
'내가 존중받고 싶은 만큼 상대방을 존중하는게 인권이다'(맞나?^^)랑
비슷한 맥락이기도 하구요.
오랜 기간 동안 스스로도 인정하기 싫고도 어려웠던 정체성에 대해
다른 누구에게보다도 먼저 저 자신에게 미안함이 있었다고 봐야겠죠.
제게 커밍아웃은 그런 제 자신에게 미안함을 토로하고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는
그런 의식인 것 같구요!^^

둘째로는 커밍아웃하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예의이기도 하지요.
뭐, 지속적으로 커밍아웃을 한다고 해서 만나는 사람마다 얘기하겠어요?ㅋㅋ
뭔가 저와 그동안의 관계가 얕지 않은 사람들에게
얘기해주는 것이 그 사람에 대한 존중과 예의의 표현이란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커밍아웃하는 순간은
저와 그 사람 모두에게 참 좋은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구요.ㅋㅋ
지금까지는 얼추 모두 그렇게 된 것 같아
기쁘기도 하구요...

마지막으로 저의 용기를 다시 시험해보고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지요.
매번 커밍아웃은 참 많은 용기가 필요하지요.
많이 한다고 익숙해지는 것 같지는 않구요.(아직까지는요.ㅋ)
어떤 때는 커밍아웃하겠다고 생각하고 술을 한잔 하면서도 못하고 돌아서는 경우도 있구요.
또 어떤 때는 별로 그렇지 않으려고 했는데, 확 해버리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약속하고 격려하는 거죠.
'난 게이다...
주춤거리거나 숨거나 뒷걸음치고 싶지 않은 게이다.
앞으로도 당당하게, 자신있게 살고 싶은 게이다!'..^^

과정에서 친구사이는 제게 이미 큰 힘이 되어주었답니다!^^
뭐, 아실랑가는 모르겠지만.
캬캬캬..

마르스 2010-11-22 오전 05:12

1)번은 그냥 잠깐 생각해봄직한 글이길래 퍼와본거에요.. ^^

라떼처럼 2010-11-22 오전 05:32

당당하게 사는 게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ㅋㅋ 아직은 좀 부족하지만 ㅎ

늦봄 2010-11-22 오전 05:56

ㄴ 카라가 부릅니다. 프리티걸!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긔."
넌 카라 뺨칠정도로 당당하게 걷고 있다능.

허정열 2010-11-22 오전 08:46

잘봤습니다..

마르스 2010-11-23 오전 05:42

흠.. 라떼가 당당하게 걷기는 하지만....
카라 뺨칠 정도로 당당하게 걷는다기보다는
ㅋㅋ 꼬랑지 치켜세우고 엉덩이를 높이 올리고 사뿐사뿐 걷는 암코양이 같다는... ^^

하모니 2010-11-24 오전 02:34

마르스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라떼처럼 2010-11-24 오전 07:09

ㄴ 마르스형은 내 안티긔......

래빗s 2010-11-25 오후 20:06

힘이 되는 말들이네요 , 기운이 불끈 !

GoTeJs 2011-07-09 오후 14:20

으아.,, 멋있다! 티나님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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