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호][활동스케치 #2] 난민과 함께하는 행동의 날 참관기 
2018-11-15 오전 10:54:21

 

 

[활동스케치 #2]

난민과 함께하는 행동의 날 참관기 

 

 

지난 9월 16일 일요일 오후 보신각에서 진행된 난민과 함께하는 행동의 날 집회에 참여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참가자 분들이 보신각 앞을 가득 메워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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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제주도를 통해 입국한 예멘 난민들의 출도제한 조치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본격적으로 한국사회 내에서 가시화 된 난민 이슈는, 한국으로 온 난민들의 목소리가 채 알려지기도 전에 ‘가짜난민’,‘이슬람 혐오’등 부정적 프레임을 내세우며 대중의 불안과 혐오를 조장하는 난민 반대세력들의 조직적 활동으로,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허가 폐지/개헌”을 주장하는 청와대 청원이 6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난민 혐오는 나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난민 혐오의 실태를 반증하듯, 보신각 집회 길 건너편에서는 "가짜난민 OUT"을 외치며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처하는 난민 반대세력들의 집회도 같은 시간에 열렸는데요, 집회가 진행되는 중간 길 건너편 난민 반대집회에서 이따금씩 들려오는 야유에 보신각 앞에 모인 많은 참여자들은 우렁찬 구호와 함성으로 응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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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날 집회에서는 환영 및 연대공연과 함께 발언도 이어졌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인종과 국적을 지닌 이들이 자신의 고국 혹은 공동체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한국에서 난민으로서의 삶에 대해 듣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더욱이 최근 청와대 인근에서 난민지위 인정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던 이집트 난민 분의 호소가 담긴 편지를 읽을 때에는 현장에 있던 이들 모두가 침통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습니다. 정치적 박해를 피해 찾아 온 한국에서의 기약 없는 난민지위 인정과 그 과정 안에서 사람답게 살기위한 최소한의 존엄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불안정한 삶에 대해 들으며, 난민 혐오를 조장하고 있는 건너편의 반대 세력들의 목소리 뒤에 숨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와 법무부의 행태에 분노가 일기도 했습니다. 이어진 행진에서는 인종차별 및 난민 혐오 반대와 난민 환영의 메시지를 담은 구호를 외치며 깃발과 현수막을 들고 청와대까지 함께 걸었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이 말은 단지 우리의 국경에만 갇혀 있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전쟁과 정치적 박해로부터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할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종교적 신념, 일자리, 담보되지 않는 안전을 이유로 왜곡된 정보들을 퍼다 나르며 사람들에게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는 이들이 외치는 진짜와 가짜의 감별이 아니라 환대와 평화, 그리고 안정입니다. 빗속의 행진을 끝으로 집회는 끝이 났지만 난민들의 불안정한 삶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경을 넘어 모두가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활동에 회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날 외쳤던 아랍어 구호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알후리야 릴가미야!(모두에게 자유를!)

알히야트 릴가미야!(모두에게 생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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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대표 / 낙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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