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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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1] 잠시 쉬었다 가실래요?
2017-09-12 오후 14:14:46

 

 

잠시 쉬었다 가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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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3일부터 26일 3박 4일 동안 인권재단 사람에서 주최한 인권활동가 마음돌봄 여행에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지리산과 가까운 전북 남원시 산내면 일대였습니다. 최초 이 소식을 들었을 때 ‘가면 진짜 쉴 수 있을까? 인권활동가들과 같이 쉬면 정말 쉴 수 있을까? 내 자유 시간이 있을까?’ 하며 사실 주저했습니다. 그러다 마음돌봄, 무념무상이라는 단어를 곱씹다가, 기회 있을 때 쉬고 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신청하고, 사무국과 운영위에 양해를 구했습니다. 다행히도 사무국 식구들, 운영위의 도움과 배려로 짧은 쉼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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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 내 산내면은 남원 중심부와 차로 30~40분 거리에 위치한 곳입니다. 산내면은 지리산의 동북쪽에 위치하여 실상사라는 통일신라시대 때 지어진 절이 있고, 멀리 지리산 뱀사골 계곡 가까웠습니다. 2천여명의 주민이 사는 곳으로, 이중 25% 정도 주민이 이 곳으로 귀촌 또는 귀농하여 지리산 여행 관련 일, 협동조합, 마을운동 등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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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돌봄, 무념무상 프로그램은 3박 4일 동안 몸체조, 숲 명상, 둘레길 걷기 등의 몸을 쓰는 프로그램과 타로 집단상담, 수채화 프로그램, 개인별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더불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고, 개인 자율적으로 구성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숲 명상 프로그램을 신청했으나 첫날밤 음악 이야기 등으로 밤을 지새운 나머지 참여를 못했고, 둘째 날 수채화 프로그램에 함께 했습니다. 중,고등학교 이후 20년 만에 붙잡은 붓이었습니다. 집중력과 끈기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새로운 취미로 가져보는 것도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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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프로그램은 쉬는 데 오히려 역효과가 될까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인권상담을 하면서도 반대로 나 스스로가 상담을 받는 것에 익숙지 않았던 것이기도 하고, 아직 나를 들여다 볼 준비가 안 되었나 봅니다. 상담을 받기로 결심하기까지 내담자들이 고민하는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대신 남원 시내를 다녀오면서 주위 동네도 구경하고, 사람들도 구경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잠깐 동안 물놀이도 하고, 산내면 중심지도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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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어느 새 서울로 출발하는 날이 되더라고요. 생각보다 3박 4일이 후딱 지나갔습니다. 잠시 쉬었다는 가라는 말처럼 쉬는 것은 달콤하기도 하지만, 쉬는 것은 어느 순간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마음속은 하루만 더 묵어서, 좋은 공기, 아름다운 지리산 풍경, 깊은 밤의 별자리를 더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득했지요. 아쉬움도 있었지만, 잠시 쉬는 것에 대한 달콤함을 기대하면서 지금 살고 있는 일상을 더 촘촘하게 꾸며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주변에 같이 쉬면 좋을 사람들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잘 쉬는 것에 대한 강박은 이제 좀 버리면 좋겠습니다. 간단한 스케치는 이상으로 마칩니다. 현장에서 찍었던 사진을 보시면서 잠시 쉬었다 가는 여행 계획도 세워보시면 좋겠습니다.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해준 인권재단 사람에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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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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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