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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2017 상반기 LT 후기 - 조금 더디게 가더라도
2017-02-08 오후 13:41:12

[활동스케치] 2017 상반기 LT 후기:

조금 더디게 가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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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는 1월과 7월 이렇게 일 년에 두 번 운영진 LT를 개최한다. 여기는 친구사이의 운영진뿐만 아니라 친구사이 활동에 관심 있는 정회원까지도 역시 참석이 가능하다. 바로 이 운영진 LT에서 한 해의 친구사이 사업 및 활동에 대한 기조와 계획들이 세워지고 전년도 활동과 사업에 대한 평가도 이뤄진다.

 

돌이켜보니 나도 친구사이에서 상근활동가로 있었던 지난 4년 동안 무려 여덟 번의 운영진 LT에 참석했다. 그리고 이번 2017년 LT는 상근활동가이자 대표로서 참석한 첫 운영진 LT이다. 그 만큼 이번 LT에 대한 고민도 깊을 수 밖에.. 사실 LT 출발 전날까지도 쉽게 잠들지 못하며 준비한 프로그램들이 무사히 진행이 될 수 있을지, 나의 고민들을 다른 운영위원들에게 잘 설명하고 함께 나눌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들로 밤잠을 설쳤다. 물론 처음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그도 그럴 것이, 올해는 여느 해의 LT와는 조금 다르게 준비를 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나의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LT가 끝이 났으니 그 후기를 남겨볼까 한다.

 

1) 조금 더디게 가더라도.

 

이번 LT를 준비하며 머릿속을 계속 맴돌던 문구가 있었는데 바로 ‘조금 더디게 가더라도..’였다. 사실 내가 계획했던 2017년은 조금 더디게 가더라도 관성적으로 LT에서 해오던 사업과 활동들에 대한 평가와 계획의 시간들은 조금 미뤄두고 조직적 차원에서의 평가를 통해 친구사이를 돌아보며 또 친구사이라는 조직의 운영과 사업구조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시간들을 운영위원들과 함께 먼저 가지고 그에 합당한 체계들을 만들어가는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물론 이러한 파격적 LT의 계획을 세우고 진행을 할 수 있었던 건 지난 2016년 하반기 운영진 LT에서 자정이 가까운 시간까지 머리를 맞대며 정말 하얗게 불태워 초안을 만들고 7월 정기모임에서 회원들과의 논의를 통해 만들어진 ‘2016 친구사이 활동에 관한 결의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파격적 LT의 첫 프로그램은 기존에 해왔던 전년도 사업과 활동 평가가 아닌 ‘2016 친구사이 활동에 관한 결의안’을 바탕으로 2016년 하반기에 진행되었던 각 부서,소모임 간담회에서의 결의안 이행평가에 대한 요약이었다. 늘 그렇듯 평가의 시간은 만족보다는 긴장과 함께 나와 친구사이라는 조직에 대한 부족함을 보며 반성이 앞서는 시간인데 결의안이라는 평가의 기준이 생기니 참여자들이 조금 더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더불어 다양한 부서와 소모임들의 활동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

 

더욱이 바로 이어진 결의안 수정 프로그램 시간엔 LT 기획팀에서 준비한 친구사이의 운영과 사업에 관한 도식을 함께 보며 친구사이가 언제 어디서 어떤 사업과 활동을 펼치더라도 잊지 않아야 할 조직의 구조와 운영에 관한 기본적 내용에 대한 이해의 기반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평가를 떠나 조금 더 친구사이라는 조직을 이해하고 회원조직으로서 사업과 활동의 방향을 잡는데에 도움이 되었다.

 

2)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오후 프로그램이 끝나고 서둘러 저녁을 먹고는 다시 숙소로 돌아와 조금의 쉴 틈도 없이 진행된 대망의 마지막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에선 오후 프로그램에서 이야기 나누었던 결의안의 내용과 운영과 사업에 관한 도식들을 바탕으로 2017년의 친구사이 활동에 핵심과제들을 도출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친구사이가 2016년에 결의안을 만들 당시 이후에 좀 더 결의안에 근거한 구체적 활동들을 진행해보자고 했던 이행방안의 결과이기도 했다. 우리가 해야만 하고 할 수 있는 일을 전제로 운영진 각자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활동들을 각 운영진들이 이야기 하며 거기서 단 하나의 핵심과제를 찾아가는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다.

 

더욱이 핵심과제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나왔던 게이커뮤니티, 대선과 HIV/AIDS등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각자 이야기를 나누면서 개인적으로는 내가 단체의 상근활동가의 위치에서 회원들을 어떤 위치에서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는지 새롭게 깨닫는 경험을 했다. 무려 4시간이 넘는 릴레이 토론 끝에 만들어진 어마어마한 2017년 친구사이 핵심과제는 매 월 열리는 정기모임과 함께 친구사이 사무실에서도 볼 수 있게 출력물로 비치를 할 예정이다.

 

무튼 그리하여 어렵게 준비했던 2017년 상반기 운영진 LT가 끝이났.. 잠시, 아직 뒤풀이가 남아있어! 이제 부터 진짜 시작이지!

 

사실 추운 날씨에 급히 장을 봐서 오느라 뒤풀이에서 먹고 마실 안주거리 재료와 술들을 넉넉히 준비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요술처럼 맛있는 안주들을 척척 상위에 만들어 올리는 회원들의 요리실력에 탄복을 금치 못했다. 다행히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별 탈 없이 회의가 마무리 되었고 뒤풀이 자리에서 프로그램의 방식들에 흡족해하는 운영진들의 피드백을 들으며 그 간의 긴장이 풀렸는지 그냥 술이 고팠던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평소 잘 입에 대지 않던 소주가 달았고 이어 귀한 인삼주를 쭉 마시고 깔깔거리고 웃다 이후의 기억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조금 더디게 가더라도 친구사이 만의 체계와 활동의 목표들을 갖추고 그러기 위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합의를 이뤄나가는 이번 운영진 LT와 같은 일련의 경험들을 앞으로의 친구사이 활동 속에서 더 많이 녹여내고 싶다. 이런 경험들이 친구사이의 활동에 참여하는 회원들에게도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요동치는 정국과 급변하는 커뮤니티의 흐름 속에서도 현실에 받을 딛고 성소수자 커뮤니티 안에서 보이지 않았던 수많은 문들을 열 수 있는, 그런 친구사이만의 활동을 펼쳐나가겠다. 그러니 올해도 친구사이의 손을 놓지 말고 꼭 잡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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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사이 대표  / 낙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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