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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호][활동스케치 #1] 2023년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벌거벗은 Q – 섹스 돌(아)보기' 후기
2023-11-02 오후 13: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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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10월 

 2023년 친구사이 교육팀 - 하반기 비정기프로그램 '벌거벗은 Q' 사진1.jpg

 

[활동스케치 #1]

2023년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벌거벗은 Q – 섹스 돌(아)보기' 후기

 

낙엽이 물들어가는 10월, 친구사이 교육팀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하반기 비정기 프로그램 <벌거벗은 Q – 섹스 돌(아)보기>를 마련했습니다. 섹스/몸/관계/돌봄에 관심있는 구성원들이 모여 내 안의 욕구를 확인하고, 상대방과의 관계를 잘 맺기 위한 여러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마음을 보듬어보는 자리였는데요. 많은 분들이 참여해 열정적으로 자신의 언어를 통해 대화하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었습니다.

소중한 강의 진행해주신 코지 강사님,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교육팀원들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 친구사이 교육팀장 크리스

 

 

섹스란 무엇일까요?

 
참가자 스무 명이 각자 생각한 섹스의 정의가 스크린에 떴다. 몸과 마음의 대화… 깊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두 명 이상의…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대체로 비슷했다. 나아가 돌봄의 관점에서 섹스와 관계를 살펴보았다. 사람은 수많은 의존 속에 살 수밖에 없고 자신의 욕구와 내밀한 감정을 교류하기란 힘든 일이란 강사의 말에 참가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섹스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3X3 빙고 게임으로 다소 부끄럽고 어색할 수 있는 주제에 관해 돌아가며 얘기했다. 분위기, 친밀도, 합의… 이번에도 많은 얘기가 나왔다. 외모나 체형, 크기나 굵기 얘기가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의외로 외적인 것은 나오지 않았다. 성공적인 섹스를 위해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외모는 0순위로 전제하에) 내게 중요한 것은 청결이었다.

‘섹스하는 관계와 욕구’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는데 파트너별로 나의 욕구와 욕구 충족 시의 감정, 욕구 불충족 시의 감정을 생각해보고 그럴 때마다 드는 감정이나 생각을 적어보는 거였다. 나는 어떨 때 섹스하고 싶은가? 섹스를 다 하고 나서는 어떤 기분이 드는가? 섹스가 불만족스러우면 어떤가? 평소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섹스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섹스, 돌봄, 관계 엮어보기

 
- 친구에게 퀴어 프렌들리한 병원을 소개할 수 있나요?

- 퀴어 문제로 인한 내 고민을 깊이 털어놓을 사람이 있나요?

- 나의 섹스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나요? 등

퀴어 친구가 많은 내게는 이런 것도 돌봄이라 할 수 있나? 싶은 목록들이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 또한 퀴어 친구가 없을 때는 모두 ‘아니오’라고 대답했을 내용이었다. 그렇기에 우리가 할 일은 수많은 퀴어가 고립되지 않게 서로 돌볼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아닐까?

 
뒤풀이 후기는 안 궁금하세요?

 
매번 있는 건 아니지만 교육이 끝나면 뒤풀이가 있다. 참석 의사가 있는 사람들끼리 종로 술집으로 이동한다. 뒤풀이에서는 교육 때 차마 하지 못했던 얘기를 나눌 수도 있고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말을 걸 수도 있다. 퀴어 친구를 만들고 싶다면 오프라인 모임이 제격이다. 나는 내향적인 성격이라 말을 잘하지 못하는 편인데 참석자 대부분이 대화를 잘 이끌어가서 가만히 듣기만 해도 재밌는 자리였다. 섹스, 돌봄, 관계에 대해 고민이라면 친구사이 교육 프로그램이나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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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교육팀원 / 정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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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친구사이 교육팀 팀원 모짜입니다. 이번에 저희 팀은 코지님과 만나,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 다소 어색한 키워드인 ‘돌봄’과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섹스’를 조합해 흥미로운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이번에도 ‘친구사이’니까 제안할 수 있는 발칙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산뜻하게 커뮤니티에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항상 소통에 목마른 커뮤니티의 욕구를 잘 알고 있었고 교육과 워크숍을 결합한 형태의 총 2회차 프로그램을 기획해 선보였습니다.
 
더욱 농밀한 활동으로 이루어진 2회차 워크숍을 앞두고 1회차 교육에서 형성한 그룹을 2회 차에 그대로 이어가며 편안한 환경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상대방을 만지거나 상대가 나를 만지는 것, 옷을 스스로 벗거나 혹은 그 반대, 그 밖에 조명의 유무와 같은 나의 선호도를 파악하며 나만의 섹스 판타지를 구상해 보았습니다. 문항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나의 성적 욕구를 그 동안 경시하지는 않았었냐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섹스를 하면서 상대와 대화하는 상황이 여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섹스 중 불편함을 느낄 때도 직접 표현하길 주저했었습니다. 직접 묻기 전에는 먼저 말하지 않는달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를 위해서도 상대를 위해서도 이를 알리지 않을 이유가 딱히 없었습니다. 정작 그런 행동이 곧 저를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지 않나 싶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요즘은 파트너는 없고 있는 힘껏 제 몸을 구석구석 살피고 돌보는 일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궁금하지만, 하지 않고 있는 섹스, 내가 원하지 않지만, 했던 섹스를 나열해 보고 그 이유도 함께 적어보았습니다. 앞서도 밝혔듯이 왠지 하면 안 될 것 같아 파트너와 충분히 이야기 나누지 못했던 지난날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활동을 마치고 나니 생각보다 별일이 아니었고, 미래의 관계에서는 쭈뼛거리기보다 차분히 소통해 볼 것 같습니다.
 
2주차 워크숍 경험기를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저 역시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성실하게 호응해 준 커뮤니티에 친구사이 교육팀의 한 구성원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남겨주신 의견을 검토해, 기후정의를 다룰 11월 교육에 충실히 녹여 보겠습니다. 시월에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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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교육팀원 / 모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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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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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지 2023-11-08 오후 12:13

긴 글 잘읽었습니다.

하필 그 날 일정이 있어 강연을 듣지 못한게 많이 아쉽네요.

유한님 모짜님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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