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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호][활동보고] 2022년 활동을 마무리하며
2022-12-30 오후 14: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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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12월 

 

2022년 활동을 마무리하며, ‘프라이드 엑스포 2022’에 참여한 친구사이 부스 내에 <켐섹스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한국 상황에 대한 보고서>의 위탁 판매 제안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한 사무국장의 주요 문제 정리 

 

 

2022년 한해도 저물어 갑니다.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없이’ 친구사이 2022년 활동기조였습니다. 2021년 조직의 대표가 부재했던 시기와 코로나 팬데믹를 지나 서로 곁을 잘 살피며, 게이 커뮤니티의 활력을 위해 회원들과 즐거움과 재미를 가지며 활동할 수 있도록 서로 힘내자는 취지로 올 한해 활동했습니다.

 

3년만에 개최된 소모임들의 대중 공개행사들, 언니스 데이와 언니의 분장실을 시작으로 힘든 시기를 견뎌온 40대 이상의 게이들을 만나는 자리, 트랜스젠더와 함께 길을 걸으며 글을 쓰고 나와 세상을 만나는 길프로젝트,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간 성소수자자살예방프로젝트 마음연결과 청소년사업팀 쩜쩜쩜, 친구사이 단체사진 프로젝트와 친구사이 사용설명서 영상버전 제작 등 게이 커뮤니티 일원과의 다양한 접촉면을 늘리기 위해 온/오프라인 경계를 넘나들며 의미있고 활발한 활동을 전개 했습니다.

 

이러한 활동 속에서도 사회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친구사이 사무국장인 필자 이종걸과 인권운동사랑방의 미류 활동가를 중심으로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조직적인 판단과 논의를 거쳐 올 봄 평등의 봄을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단식투쟁을 진행했습니다. 2년 반의 21대 국회 기간 동안 지속적인 투쟁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사회 전반에 알려 우리 시대의 주요 입법과제로 등장시켰지만, 정치권력 연장에만 몰두하는 정치는 시민들의 생존의 요구에 여전히 묵묵부답입니다. 그 사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성소수자의 존재와 목소리를 지우려는 시도들, 인권의 가치를 부정하는 시도들이 이어지는 형국입니다. 그리고 10.29 이태원 참사는 일상의 안전을 위한 책임과 권한이 고르게 나눠져있지 않다는 것, 국가가 다하지 못한 책임에 대해 시민들이 요구와 행동이 더 이어져야 한다는 것, 이 세상을 살아가는 어떤 존재도 일상의 안전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친구사이 로고마크.png

 

 

 

올해 28년 활동하는 친구사이 조직이지만, 게이 커뮤니티의 인권 증진과 차별없는 세상을 건설하자는 설립 목표에 맞는 단체 운영을 하는 것에 부족함이 드러난 해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10월 정기모임에서 3인의 정회원을 통해 공개질의된 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후 부터의 서술은 이에 대한 친구사이 내 논의 과정을 정리하고 담당해온 친구사이의 사무국장으로서 이 논의 과정에 대한 주요한 문제점을 정리하고자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자 합니다.

 

2022년 11월 5~6일 양일간 개최한 ‘프라이드 엑스포 2022’에 참여한 친구사이 부스(청소년사업팀 쩜쩜쩜, 친구사이 그림 소모임 ‘내 그림’) 내에 2022년 6월 발간된 <켐섹스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한국 상황에 대한 보고서>의 위탁 판매 제안과 관련된 건입니다. 부스를 기획하고 진행한 ‘친구사이 청소년사업팀 쩜쩜쩜’에 행사가 2주 남은 기간 안에 관련 책을 해당 부스 내에서 위탁 판매 가능할지에 대한 제안이었습니다. 행사 진행 기획이 마무리되고 실무 논의를 진행하는 자리였고, 켐섹스 보고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현실로서 청소년사업팀에서는 이 책을 현장에서 보고서의 의미를 충분히 설명하는 역할을 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이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논의 과정에서 청소년사업팀 팀원으로서 참여하고 논의의 결과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은 쵸파 상근간사는, 논의 내용에서의 문제(청소년 사업팀 부스에서 켐섹스 보고서를 판매할 때 청소년 사업팀 콘텐츠와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와 관련해 책에 대한 설명과 인권의 원칙을 중심으로 청소년팀에게 설명하였습니다. 아쉽게도 제안자의 역할로서 이종걸 사무국장과 쵸파 상근간사는 제안의 내용을 충분하게 준비하거나 전달하지 못하였고, 청소년사업팀 내 논의를 이어가지 못하였습니다. 쵸파 상근간사는 당시 논의 결과에 대해 받아들이기 어려웠고, 제안을 요청한 나미푸 연구모임POP 담당 활동가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받은 담당자로서 당시 논의 내용에 대한 부분과 주요 논점들을 이종걸 사무국장에게 전달했고, 이종걸 사무국장은 나미푸 연구모임POP 활동가에게 이러한 논의 상황을 전달했습니다. 이후 나미푸 연구모임 POP 활동가는 친구사이를 통해서는 진행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전달했고, 커뮤니티의 주변화된 이슈 등 HIV 및 약물 이슈를 친구사이 내에서 계속 이야기하려고 노력해온 사람으로서 어떻게 이 논의를 이어갈지에 대해 고민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첫째로 이번 사안은 게이 커뮤니티 내 주변화된 이슈에 대한 친구사이 조직 내 열린 논의 과정이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이 총체적으로 드러난 사안입니다.

 

게이 커뮤니티 내 켐섹스 관련 이슈는 2015년 7월 연구모임 POP 활동이 내부모임을 통해 시작한 이후 2017년 “대만 게이 커뮤니티 약물 이슈” 강연 (대만 통츠 핫라인의 활동가 두쓰청, 레오)이 이태원 클럽 루킹에서 공개적으로 열리는 것을 시작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이후 연구모임 POP는 약물 이슈와 관련 해외 다양한 연구와 사례를 공유하고, 약물과 관련해 경찰의 문제적이고 과도한 단속 및 수사 등에 대한 논평 등을 발표하면서 문제제기 했습니다. 약물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 이슈에 대해 게이 커뮤니티 리더와 구성원들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기 위한 켐섹스 가이드북을 제작했습니다. 게이 커뮤니티의 약물 이슈만이 아니라 HIV 및 게이 커뮤니티의 만남과 관련한 문제를 대중적인 웹드라마 형식으로 제작한 싱가포르의 <People like us 시즌 1,2> 단체 관람을 진행하며 켐섹스 이슈를 대중적으로도 알리는 접근을 시도하였습니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한국사회에서의 켐섹스와 약물 사용의 이슈를 사회문화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켐섹스(Chemsex)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한국 상황에 대한 보고서>가 2022년 6월에 발간되었습니다. 이제는 이 보고서를 통해 어떻게 이 문제가 게이 커뮤니티에게 다가오는지, 친구사이로서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고민하고 판단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단계였습니다. 지난 몇해동안 이에 대해 주요활동을 한 활동가이자 친구사이 회원인 나미푸 회원의 입장에서, 이번 과정은 열린 논의가 아니라 친구사이 안의 벽을 마주한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또한 다양한 인권 의제와 이슈를 통해 인권의 원칙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조금씩 이해와 경험을 쌓는 과정에서 친구사이 상근간사로서 1년 반 동안 활동한 쵸파 상근간사 역시 인권의 가치는 어떻게 실천해야하는지에 대해 고민들이 더해갔을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HIV와 관련한 게이 커뮤니티 내 낙인과 공포, 감염인으로서 드러내기 어려운 게이 커뮤니티 현실, 전파매개행위죄 등 HIV와 관련한 다양한 이슈를 드러내는 자리로 2019년 초부터 오픈테이블 <HIV를 둘러싼 다양한 ' '를 이야기하는 모임>을 이야기 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친구사이의 역할은 주변화된 이슈를 이야기하고 열린 논의의 장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 끝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이슈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규모를 확장하여 논의하고 말하는 사람들을 친구사이 조직이 양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비단 일부 당사자나 직업 활동가에게만 그 역할이 전가될 수는 없습니다. 여러 이슈에 대한 역량을 확장할 수 있는 조직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친구사이 차원의 논의가 필요합니다.

 

켐섹스 이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친구사이 내부 구성원들이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이제 필요합니다. 이번 사안을 통해 문제가 드러났다고만 정리할 것이 아니라,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했던 회원들과 활동가들의 노고에 조금이라도 고마움을 전해야 합니다. 내가 만나고 내가 살아 숨쉬는 게이 커뮤니티 공간에 함께 공존하고 있는 구성원들이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버티고 고통받고 고민하고 있는, 건강의 위험을 안고 싸우고 있는 문제들을 이제는 우리가 왜 거리두기 해서는 안되는 것인지에 대해, 친구사이의 논리와 판단과 의견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둘째로 친구사이 단체의 활동 원칙에 대한 명확한 확인과 운영위 및 사업팀, 상근조직, 회원 간에 열린 논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의 변화입니다.

 

2022년 10월 정기모임에서 정회원 3인은 이 사안에 대한 친구사이 내 공유와 정확한 진행을 위해 정기모임 내 안건으로 요구했습니다. 이는 회칙에 규정된 조항에 의한 것이지만, 이러한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구체적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회원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회원 교육이나 OT 등을 통해 알리고 있지만, 실제로 이 권리를 실천하는 데에는 노력과 용기가 필요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어떤 중요한 사안을 알리고 공유하면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해 마련된 조직 내 활동 원칙과 논의 구조와 체계가 회원들과 잘 공유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친구사이가 커뮤니티 단체이자 인권단체이고, 그것은 게이 커뮤니티 내 인권증진과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없는 세상을 목표로 한다는 것, 그것이 실제로 어떠한 사례에 적용될 때 살아 움직이는 원칙으로 작동하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 단체의 회원들 스스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인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번 사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보편적 인권의 가치와 반차별의 원칙을 우리가 사회에게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사이 내 조직 내 활동과 운영의 과정에서도 적용하고 우리 스스로 그것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한 실천들이 필요합니다. 2016년 친구사이는 활동에 관한 결의안을 완성하면서, 성소수자로서 겪는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을 제공하고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결의했습니다. 이러한 도움을 제공하고 다양성을 이해하는 사업등을 세부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단체 전반적으로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면, 이것이 단체의 중요한 활동 가치이자 원칙임을 드러내기 위해 좀 더 진지하고 열린 논의의 장이 필요합니다.

 

친구사이 내 조직 운영과 관련한 팀, 주요 사업 진행을 목적으로 한 팀, 소모임, 상근조직 등, 각각의 조직은 각자가 갖는 특성과 역할과 책임, 그리고 그에 따른 규범에 맞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친구사이 내 다양한 조직들이 서로의 관심사와 개별적인 논의 속에서 이를 종합하고 공유하는 역할을 특정 상근조직이나 팀장, 또는 운영자에게만 맡겨두거나, 그 역할이 운영위원회 내에서만 공전하게 된다면 이는 단체 안에서 이슈와 논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공유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셈이 됩니다. 이렇게 각각의 조직 내에서만 공유되는 문제나 보이지 않는 갈등 등은 이후 조직 내의 여러가지 갈등들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번 사안에서 드러난 특정 이슈에 대한 인식 차이를, 단체의 세부 조직 내부와 그들 사이에서의 의사 전달을 담당한 당사자의 잘잘못로만 정리하는 것은 어쩌면 가장 쉬운 해결책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이런 쉬운 정리 방식을 친구사이에서는 경계해야 합니다. 의사소통 체계를 구조화하고, 의견의 공유와 전달을 투명하게 할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실질적인 논의가 필요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표와 사무국 내에 많은 조언과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친구사이 조직 내 책임과 권한을 가진 회원들의 단호하고 분명한 활동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번 사안을 거치며 친구사이 활동을 그만두기로 결정한 회원들이 있었습니다. 사무국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2개월 동안의 내부 논의 과정을 통해 보더라도 이렇게까지 상황이 진행될 사안이 아니었습니다. 청소년사업팀에 이 제안이 어떤 의미였는지에 대해 보다 분명하게 설명해야 했고, 팀내에서 제대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해당 논의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사무국장이 분명하게 전달하는 리더십이 필요했습니다. 정체되고 지지부진한 논의는 조직이 분명한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만들고, 그것이 결국 조직의 문제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저 역시 이번의 사안을 이렇게 기록하는 것으로 책임이 끝나지 않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지연된 리더십과 행동으로 인해 관련 구성원들이 조직에 갖는 불신과 상처, 고통들이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이러한 상황으로 이어지게 된 저의 문제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이러한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조직의 책임을 확인하고 정리하면서 사무국장의 역할 또한 다할 수 있는 보완 계획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내년에는 2023년 친구사이가 29년째 활동하는 해입니다. 이번 사안을 통해 확인된 것을 보더라도, 단체를 정비하고 개선하기 위한 많은 활동들이 이어져야 할 시기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친구사이 내 구성원들의 마음들이 모이고 함께 고민해나가야 할 시간들일 것입니다. 지난 2개월 동안의 논의 과정에서 제가 가장 많이 확인한 것은, 열린 마음으로 친구사이에 들어온 회원들 중 누구도 닫힌 마음으로 친구사이를 나가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입니다. 활동 종료에 대한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그 이유에 얽힌 책임에 대해 친구사이 운영을 책임지는 구성원들은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그 헤어짐에 대해 뒤늦게 마음 아파하기 전에, 이미 다양해진 구성원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친구사이 활동의 이유와 목적에 대해, 조직은 분명하게 이해하고 조직의 운영 속에 녹여내야 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부족함은 있을 수 있겠지만, 배제와 차별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새해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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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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