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언뉘들이 우리집에 와서 술먹다가 나온 얘기지만...
정말 인생의 행운권을 쥐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고, 일복만 타고 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물론 지지리도 복도 없는 안팔리는 운명은 타고나는 년도 있지.
조금전에 도면을 한장 다그리고 포토샵 작업을 들어가면서 갑자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소풍 때 보물찾기 한번 걸린 적 없고, 복권한번 당첨된 적이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시험볼때 알쏭달쏭해서 헷갈리는 문제는 찍으면 여지없이 틀렸었고...
심지어는 백화점 경품행사 때도 넘들은 상품권이며, 금 몇돈이며 잘 받던데...
나는 맨날 꽝 아니면 젤 싸구려....
뭔놈의 일복은 이렇게 터졌는지...
학교다닐 때부터 일이 붙어 다녔던 것 같다.
공모전에, 학생회에, 소학회에, 작업실까지...
부대에서는 별명이 "신의 손"이었다.
맡는 사업마다 중간에 사건/사고가 터지고, 일이 배배 꼬인다고...
그러더니 회사에서도 딴 팀은 야근시간 60시간을 못채워서 야근비를 뱉어내니
어쩌니 하는데 왠걸...우리팀은 다들 100시간 기본...
정말 일복은 타고나는 걸까?
일복이 많으면 돈복이라도 있어야 할 것 아닌가.
한달 월급말고는 딴데서 돈 나올 구멍이라고는 한달에 한번 집에가면 어머니, 아버지가
불쌍하다고 쥐어주는 용돈 정도...
학교에서도, 군에서도 용돈은 받은 적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엔 생활비 모자르지 않냐고
돈을 쥐어주시는데 어찌나 비참한지...
낫살이나 먹어서 부모님 용돈은 펑펑 드리지도 못하고, 용돈 쥐어주시는 거 처음엔
쪽팔려서 거절하다가 어쩔수 없이 받아들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어찌나 내 자신이
한심해 보이는건지...
거기다 연애운도 지지리도 없지...
찍으면 채이고, 맘에 안드는 넘은 쫒아 다니고, 쓸데없이 일반이나 짝사랑하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신이 만약 가판대의 과일장수라면, 나는 우연히 안팔리는 가판의 바닥에 깔려있다가,
안팔리는 것들을 팔려고 뒤집는 과일장수의 손에서도 미끄러져 나간 과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라 비참함이 하늘을 찌르는군...
이렇게 안팔리다가 쭈글쭈글 모양도 이상해지고, 상품가치가 떨어지면,
떠리로 팔겠지.
그러다가 안팔리면 지나가는 개나 주던가 쓰레기통을 들어가겠쥐?
아~~~짱난다. 오늘은 또 몇시에나 퇴근하려나~~~~~~
그것도 노력하면 따라온다고 믿고 사는 수밖에..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