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7월 |
|---|
[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42
: 책읽당 여름캠프

책읽당은 여름 맞이 엠티를 다녀왔습니다. 대성리 펜션에서 20여 명의 게이들이 모였습니다. 대성리답게 여러 곳에서 놀러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펜션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상의를 시원하게 탈의한 남자들이 풀장에서 수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머, 이번 숙소 누가 잡았어, 운영진 일 왜 이렇게 잘해. 제각기 키와 피부 톤과 몸통의 넓이는 달랐지만 하나같이 탄탄한 몸을 가진 남자들이 떼로 몰려 생기 있게 운동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쟤, 나는 저 키큰 애, 어머 너 그새 식 바뀌었니?, 귀엽잖아. 왜 시비니?, 난 저 중에 아무하고나 번개 가능… 호흡이 빨라지는 걸 느끼며 좀처럼 영양가 없는 대화를 우리끼리 나누었습니다. 황급히 빨간 앱을 켜서 이쪽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보는 당원도 있었습니다. 시작부터 황홀경을 바라보며 행복했고 짧았지만 사랑했습니다. 어떤 당원은 나중에 들어와 호들갑스럽게 OO대학 체육교육과가 단체 엠티를 온 것 같다는 정보를 전해 주었습니다. 어느 대학인지 모르지만 체육교육과 늘 사랑합니다. 인연이 닿는다면 내년에 또 뵙겠습니다.
밖에 하염없이 있고 싶었지만, 숙소로 들어가 운영진이 준비한 실내용 게임을 했습니다. 서로가 그린 그림이 무엇인지 맞추기도 하고, 요즘 나온 걸그룹 노래 전주를 0.5초 듣고 득달같이 손을 들어 제목을 맞추기도 하였습니다. 연령대에 맞게 옛날 가수 노래나 광고 CM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모든 연령대를 포괄하려는 시도가 느껴져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게임이 끝난 후 근처 계곡에 내려가 서로에게 물을 끼얹었습니다. 바다고 계곡이고 물가에 가면, 늘 발만 적시려고 들어갔다가도 꼭 그렇게 남에게 물을 뿌리고 싶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물을 뿌리기 시작하면 어푸어푸 하면서 물장구가 시작됩니다. 저는 물장구 싸움에서 잘 지지 않는 편인데, 비결은 아무리 물이 많이 튀어도 먼저 내 얼굴을 닦지 않는 것입니다. 물을 맞으면서도 눈을 똑바로 뜬 채 희미하게 보이는 상대방에게 물을 퍼붓다보면 대개는 저쪽이 먼저 지치기 마련이거든요. 저는 가끔씩 싸워야 할 때 물장구 싸움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상대가 나에게 묻힌 걸 먼저 닦으려고 버둥거리지 말 것. 게이로 세상을 살면서도 가끔씩은 필요한 덕목 같습니다.
펜션 앞 풀장에서도 물놀이가 이어졌습니다. 길쭉한 대형 튜브에 몸을 버둥거리며 올라가서 자리를 잡으면, (사실 이번 엠티 때 처음 뵌) 물놀이 고수 허얘님이 튜브를 뒤집어 모두를 물에 빠뜨렸습니다. 이 담금질이 아주 맛집이었는데 그 이유는 갑자기 물에 풍덩 빠지는 느낌이 좋아서도 있지만, 책읽당원들의 끼스러운 비명소리, 꺄악 어머 끼야앙 나 물 먹어썽… 너무 재미썽❤️… 덕분이었습니다. 이어서 수중 발리볼도 시도했는데, 세 번 이상 랠리가 이어지지 않는 하찮은 공놀이였습니다. 30~50 평생 잘 만지지 않던 공을 이제와서 만져보려니 아무래도 쉽지 않았겠죠? 다른 투숙객들 보는 앞에서 물에 빠지고 공 튀기며 어머어머를 연발하다보니, 그만 눈치라든지 자의식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잃어버렸습니다. 아 몰라, 다시 볼 사람들도 아닌데. 그럼에도 신경쓰인 당원 분들이 있으셨을텐데 죄송합니다. 그럴 땐 조금 거리 두셔도 괜찮습니다. 저도 처음 책읽당 나왔을 때만 해도 이런 목소리의 1/10 크기만 들어도 심장이 내려앉고 주변이 신경쓰이곤 했는데 말입니다.
허기가 진 채 바베큐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불을 피우고 고기 구울 준비만 했을 뿐인데 어머 오빠네, 남자다 소리를 들었습니다. 도대체 남자란 무엇일까요? 나는 그저 한 명의 무수리일 뿐인데. 그래도 무수리 자매들이 많아서 상도 척척 차리고, 밥 푸고 반찬 내어오고, 서로 교대해 가며 고기도 구우며 정다운 저녁시간을 보냈습니다. 밤까지 이어진 술자리도 즐거웠(다고 하)고, 아침에는 빅터 총재님이 손수 끓인 라면을 함께 먹으며 엠티가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끝으로 이번 엠티의 하이라이트인, 장미님의 티셔츠를 공개합니다.

참고로 실내에서만 입고 다니지 않았고, 야외에서도 당당히 입고 다녔습니다. 아 몰라, 다시 볼 사람들도 아닌데!

[182호][활동보고] 왓츠인마이백 : 친구사이, 다음 30년은 당신과 함께
왓츠인마이백 : 친구사이, 다음 30년은 당신과 함께 안녕하세요, 친구사이 상근활동가 기용입니다. 종걸 사무국장께서 8월 안식월이시기 때문에, 이번 활동보고...
기간 : 8월
[182호][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 RUN/OUT: 서로 다른 정치를 엮어내는 힘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 RUN/OUT: 서로 다른 정치를 엮어내는 힘 성소수자 인권운동이 시작된 지 3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정치 진입의 구...
기간 : 8월
[182호][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2] RUN/OUT: 참가자 후기 - 사적인 것이 정치가 된 순간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2] RUN/OUT: 참가자 후기 - 사적인 것이 정치가 된 순간 친구사이 8월 정기모임은 <이렇게 된 이상 국회로 간다>라는 주제로 열...
기간 : 8월
[182호][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3] RUN/OUT: 한국 정치의 벽을 무너뜨리다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3] RUN/OUT: 한국 정치의 벽을 무너뜨리다 RUN/OUT: Breaking Down Barriers in Korean Politics 한국 정치 지형 속 성소수자...
기간 : 8월
[182호][활동스케치 #1] 혼인평등소송에 나선 회원들을 위한 <은수저> 선물
혼인평등소송에 나선 회원들을 위한 <은수저> 선물 혼인평등소송에 나선 회원들을 위해 <은수저> 선물로 마음을 모았습니다. 작년 10월부터 혼인평등소송을 시작...
기간 : 8월
[182호][활동스케치 #2] 말 걸기, 숨쉬기 — 친구사이·마음연결 프라이드 엑스포 후기
말 걸기, 숨쉬기 — 친구사이·마음연결 프라이드 엑스포 후기 지난 8월 23-24일, 주말 이틀 동안 사무국과 친구사이의 성소수자자살예방프로젝트 &l...
기간 : 8월
[182호][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50 : 할레드 호세이니, <연을 쫓는 아이> / 문집 합평 이야기
[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50 : 할레드 호세이니, <연을 쫓는 아이> / 문집 합평 이야기 : 할레드 호세이니, 왕은철 옮김, 『연을 쫓는 아이』, 현대문학, 2022[2...
기간 : 8월
[182호][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50 : 2025 정기공연 <Why We Sing>
[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50 : 2025 정기공연 <Why We Sing> 1. 2025 지보이스 정기공연 : Why We Sing 일시 : 2025년 10월 19일(일) 오후 6시 장소 : 양천구...
기간 : 8월
[182호][에세이] 내 인생의 퀴어영화 #30 : 온누리가 사내연애, <3670>
[에세이] 내 인생의 퀴어영화 #30 : 온누리가 사내연애, <3670> ▲ 박준호 감독, <3670>(2025) 서울의 게이커뮤니티 종로·이태원은 만인이 만인에게 식되...
기간 : 8월
친구사이 2025년 7월 재정보고 *7월 수입 후원금 정기/후원회비: 12,203,405 일시후원: 17,264,300 사업 교육사업 : 1,480,000 마음연결(민관협력사업): 5,319,2...
기간 : 8월
친구사이 2025년 7월 후원보고 2025년 7월 정기후원: 637명 2025년 7월 신규가입: 4명 7월의 신규 정기 후원회원 서정현, 강진우, 함용길, 이현우 (총 4명) 증액...
기간 : 8월
[182호][알림] 친구사이 x <3670> 종로3가 GV 상영회
친구사이 x <3670> 종로3가 GV 상영회 종로3가의 게이를 담은 <3670>, 종로3가에서 게이들이 상영하다 ★ 영화 관람 후 관객과의 대화 진행 Host : 망원댁TV 킴 ,...
기간 : 8월
[182호][알림] 친구사이 x <RUN/OUT>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1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1 지금, 질문을 던집니다. “한국에서 정치에 도전하는 커밍아웃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상상해본 적 있나요?&rdqu...
기간 : 8월
[181호][이달의 사진]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 내란 옹호와 성소수자 혐오
친구사이가 2007년 이래 연대 단체로 참가 중인 무지개행동* 주관으로, 2025년 7월 22일 오전 11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내란 옹호-성소수자 혐오 국민통합비...
기간 : 7월
[181호][활동보고] 2025년 상반기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2025년 상반기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2025년 상반기가 지나고, 어느새 7월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내란 종식을 위한 윤석열 퇴진운동으로 시작한 2025년이기도 ...
기간 : 7월
[활동스케치 #1] 인권활동가대회 후기 지난 7월 18~19일 인권활동가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친구사이 사무국 3인도 참여했는데요. 성소수자 인권을 포함해 정말 ...
기간 : 7월
[181호][활동스케치 #2] 학술대회 후기 : 문란하고 난잡한 돌봄으로 우리의 관계를 구하기 위해
[활동스케치 #2] 문란하고 난잡한 돌봄으로 우리의 관계를 구하기 위해 - 2025 한국성소수자/퀴어연구학회 학술대회 ‘게이남성 돌봄이 위치한 다층적 풍경&...
기간 : 7월
[181호][활동스케치 #3]『퀴어 디플로머시』공부 모임 및 북토크 참여 후기
[활동스케치 #3] 『퀴어 디플로머시』공부 모임 및 북토크 참여 후기 윤석열의 계엄 여파로 사회가 술렁이던 올해 1월 초, 성소수자 대학원생/신진연구자 네트워...
기간 : 7월
[181호][기고] 로뎀나무그늘교회, 친구사이 사정전을 떠나며
[기고] 사정전을 떠나며, 새로운 공간에서의 기대를 담아 로뎀나무그늘교회가 친구사이 사정전에 첫발을 내디뎠던 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2016년 9월, ...
기간 : 7월
[기고] 광장의 기준과 인사(人事) 나에게 다정해줘/ 안 그럼 죽어버릴 거야/ 아무도 구할 수 없음/ 움직일 수 없음/ 뱃속에서 마취된 몸에 팔다리가 생김/ 죽겠다...
기간 :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