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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힐링?!' #1] 우리는 어떻게 위로받고 있을까
2014-04-18 오후 14: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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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4월 
 
 
“산다는 게 정말 만만치 아니하다”
 
 
삶에 대하여 느끼는 고단함은 그야말로 보편적이라 할 만큼 사람이 사는 그 언제쯤의 어떤 곳에서도 존재하는 감정이었다. 특히 현대에서의 삶의 고단함이란 어떤 면에서는 가장 복잡한 의미의 고단함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우리의 삶을 고단하게 하는 방법만큼이나, 그것을 위로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여기 2014년의 어느 날까지 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삶이라는 것이 일단은 성적지향이라는 것보다도 더 상위에 있는 집합이기 때문에, 그러한 고단함은 간판불 화려한 종로3가 어딘가를 배회하다가, 어쩌다보니 작은 사무실에 모인 우리들에게도 역시 있을 것이며, 그것을 위로하는 방법 또한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어느날 문득 그들이 볼 작은 웹진을 만들기 위해 옹기종기 모여 앉은 몇몇 중에, 유난히 아름다운 - 최근 몇 달간 사진이 잘 나오는 병에 걸렸다던 - 남자가 생각했다. 이런 주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거기서부터 기획된 이 설문은 전문적인 통계 분석을 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야말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 중 몇몇을 짚어 이 자리를 빌어 함께 공유하고자 하였다. 이에 소식지팀은 지난 달 친구사이 정기모임 때 회원들에게 설문지를 돌려, 아래 4개 문항에 대한 답변을 의뢰하였다. 이제, 본격적으로 응답내용을 살펴보자.
 
 
 
1. 요즘 당신을 괴롭히는 스트레스는 주로 어디에서 오나요?
 
 
고단함의 원인에 대한 질문이었다. 다중 선택이 가능하도록 하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 가지만 선택한 사람은 드물었고, 심지어 어떤 몇몇은 4개 이상씩 선택하기도 하였다. 결과는 이렇다.
 
차트1.png
 
  (총 응답자 60, 다중선택 가능)
 
 
사실 어떠한 항목이 많이 선택된다고 해도 고개가 끄덕여질 만한 평범한 항목들이지만, 그럼에도 흥미롭게 짚을 점은 있었다. 
 
우선 재미있었던 것은 다중선택시 선택의 유형이 너무나도 제각각이었다는 것이다. 직장이 고단하면서 건강이 걱정인 사람, 건강이 걱정인데 인간관계 유지가 어렵고 경제적 상황도 좋지 않은 사람,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은데 미래에 대한 대비조차 불투명하고 건강도 인간관계도 업무나 학업까지 걱정인 사람, 그에 더해 또 다른 걱정까지 골치인 사람 등등.
 
 
사진 2.JPG
 
 
이것은 전적으로 글쓴이의 편견이지만, 4개 이상 선택하는 사람들의 필압이 심상치 않았다. 때론 비장하게 보일 때도 있을 만큼 (...)
 
그리고 정말 재미있는 기타 의견이 있었는데, 인터넷 악플이나 날씨, 말할 수 없는 개인문제 등의 그럴만하다 싶은 의견들 가운데,
 
 
사진 1.JPG
 
 
 “7942”
 
라고 적어주신 응답자가 한분 계셨다. 바보가 아니라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이 숫자은어는 다름 아닌 “요즘 당신을 괴롭히는 스트레스는 주로 어디에서 오나요?” 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었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보자.
 
 
 
 
2. 그렇다면 그 해소방법은?
 
 
이번 질문 역시 질문 자체의 의미도 있지만, 다음 질문을 위한 범위 축소의 목적이 강했다. 결과는 이렇다.
 
차트2.png
 
  (총 응답자 60, 다중선택 가능)
 
 
친근한 사람과의 대화나 취미의 공유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좋아하는 문화생활, 좋아하는 음식 섭취, 전문가와의 상담, 어느 하나 사실 사람과 관계되지 않은 방법이 없다. 물론 상당수의 고단함이 역시 사람에게서 비롯되지만, 재미있게도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에 대한 해법을 2위 항목인 ‘집에서의 편안한 휴식과 긴 수면’ 이 보여준다. 우리는 그렇게 집단이지만 때론 철저하게 혼자이면서 적절하게 고단함을 달래고 살아가고 있나보다.
 
그런데 그 와중에 뭔가 이상한 것이 있다. 여러분 중에서도 순위에 뭔가 이상이 있다고 생각했다면 정상이다. 어떤 항목의 순위가 너무 낮다. 좋아하는 음식 섭취(폭식이나 음주 포함)라든가, 폭식이나 음주 포함이라든가, 음주라든가... 
 
‘나는 맛도 없고 먹으면 취하는 술이나 변변찮은 안주 같은 걸 먹으러 나오는 것이 아니야. 나는 그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기 때문에 술자리에 나오는 것일 뿐. 매번 취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음주는 선택하지 말아야지...’ 아마도 이러한 착각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짐작만 할 뿐, 현실과의 괴리는 도무지 좁혀지지가 않는다.
 
자, 이제 저기서 담을 넘는 구렁이를 따라 이번 설문에서 가장 중요했던 3번 질문으로 넘어가보자.
 
 
 
 
3. 2번 항목의 선택지 이외에 자기만의 독특한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반드시 독특하지 않더라도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방법도 좋습니다.)
 
 
설문의 진짜 목적이 도사린 질문이었던 만큼 재미있는 답변들을 나열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소식지1.jpg
 
 
 
음주와 관련된 답안이 제법 많다. 여기에 나열되지 못한 의견에도 음주는 상당히 많이 거론되었다. 2번 질문의 순위에 대한 의문이 다시 한번 고개를 들 수 밖에 없다.
 
 다음은 본 설문의 마지막 질문이다.
 
 
 
4. 지난 해 우리를 강타한 힐링이라는 단어는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동안 치유, 치료라는 사전적 의미를 초월하여 비슷한 듯 다른 수많은 의미로 새롭게 정의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상처받은 마음의 치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휴식, 짐을 내려놓는 과정 등의 예를 들어볼 수 있겠네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힐링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그야말로 중구난방이었다. 온갖 물적 서비스적 상품이 ‘힐링’이라는 단어를 스스로의 홍보에 이용했고, 나름대로의 의미로 재해석하는 것을 유행처럼 여겼다. 분명히 그것은 과열되어 점차 단편적인 의미로 변질되었고, 나중엔 기존에 존재하던 것들에 이름만을 ‘힐링’이라 개명하여 기존과는 아무런 차별도 없는 것들이 ‘힐링’이라는 이름표를 붙이고 등장하자, 몇몇 사람들은 그 단어 자체에 염증까지 느끼게 되었다.
 
우리에게 ‘힐링’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그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현대의 많은 여가 수단과 건강 상품들이 ‘힐링’이라고 이름 지어지기 전에도 우리는 2번 질문처럼, 혹은 3번 질문처럼 그것들을 활용하여 고단함을 떨치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아마 특별한 의식 없이 그렇게 살아갈 거라고 믿는다. 우리의 작은 설문결과를 일반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실제로 설문결과에서도 특정 상품이나 행위와 ‘힐링’을 직접 연관하여 설명하는 견해는 단 하나도 없었다. 적어도 우리가 생각하는 ‘힐링’이라는 것은 그런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소식지팀은 설문조사를 하기 전에도 현재 ‘힐링’이라는 단어 자체가 가지는 이러한 모호함은 많은 회원들에게 공감되어 있을 것이라 예상하였고, 그렇다면 친구사이가 생각하는, 그래야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힐링’의 정의는 무엇인지 묻고 싶었다.
 
이 또한 함께 의견을 공유하는 것이 옳은 것 같아 회원들의 찰진 응답내용을 밑으로 나열하면서 이만 글을 줄여본다.
 
 
소식지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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